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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물의' 박준영 재산…지난해 1.8억, 전년엔 2051만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배우자의 밀수 및 탈세 의혹에 휩싸인 박준영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6일 국회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입장을 당론으로 확정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 철회 또는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정의당도 박 후보를 이른바 ‘데스노트’에 올렸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아내가 운영하는 카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도자기 세트 홍보 사진.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아내가 운영하는 카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도자기 세트 홍보 사진.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이유는 박 후보자 부인의 ‘영국 도자기 밀수 의혹’ 때문이다. 박 후보자는 지난 2015~2018년 주영한국대사관에서 공사참사관으로 재직할 당시 부인이 1000점이 넘는 그릇과 찻잔·샹들리에 등을 관세를 내지 않고 이삿짐으로 반입했다. 이를 도소매업 허가를 받지 않고 판매하기도 했다.

박 후보자는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해당 의혹에 대해 “영국에서 구매한 소품은 집안 장식이나 가정생활 중 사용한 것으로, 당시 판매 목적이 없었음은 물론 그 가치도 높게 평가되지 않는 중고물품”이라며 “2019년 정도에 카페를 개업하게 되면서 다른 매장과의 차별성을 위해 자택에 있던 소품을 매장에 진열했고 불법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채 일부를 판매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박 후보자의 부인은 영업을 중단하고 현재 카페 인수자를 찾고 있다.

사실 그는 공직생활을 30년 동안 했지만 전 재산은 2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여유롭다고 말할 정도의 재산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박 후보자는 그의 실제 형편과는 어울리지 않은 논란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지난 3월의 공직자재산공개에서 박 후보자는 지난해 전 재산으로 1억8418만원을 신고했다. 박 후보자와 아내·부친·자녀의 재산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3억7000만원 상당의 경기도 일산의 아파트, 8200만원 상당의 부친의 경기 용인 연립주택 등의 부동산이 있지만, 금융권 채무가 6억700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부인의 커피숍 장비 및 장식품은 1억원의 가액으로 신고됐다. 차량은 2013년식 SM5를 탄다.

2019년에는 재산이 더 적었다. 지난해 신고한 박 후보자의 2019년 전 재산은 2051만원이었다. 일산에서 보유하고 있던 다른 아파트 한 채는 2억5200만원에 팔고, 빚을 일부 갚으면서 2020년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2019년 말 카페를 가오픈한 뒤 올해 4월까지 매출은 3200만원가량 발생했다”며 “그중 10%가량이 장식품을 판매한 금액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임대료 등을 감안하면 카페 운영도 사실상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얘기다.

박 후보자와 함께 근무한 해수부 관계자는 “박 후보는 평소 검소하게 생활해왔고, 배우자도 30년 가까이 전업주부로 생활해왔다”며 “딱히 흠결을 찾기 힘든 공직자인데,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이런 논란을 불러온 게 우리도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세종=손해용ㆍ임성빈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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