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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책' 출간 논란…北 "출판 막으려 비열한 책동"

중앙일보

입력

한국 출판사인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이 『세기와 더불어 항일회고록 세트』(전 8권)를 지난 1일 정식 출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서적은 북한 조선노동당 출판사가 1992~1997년 출간한 『세기와 더불어』와 그 내용이 똑같다. [사진 교보문고]

한국 출판사인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이 『세기와 더불어 항일회고록 세트』(전 8권)를 지난 1일 정식 출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서적은 북한 조선노동당 출판사가 1992~1997년 출간한 『세기와 더불어』와 그 내용이 똑같다. [사진 교보문고]

국내 한 출판사가 북한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을 출판하려다 판매금지 가처분신청까지 간 상황에 대해 북한이 "출판을 막아보려는 비열한 책동"이라고 비난했다.

3일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최근 남조선에서 '세기와 더불어'가 출판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상식을 초월하는 비정상적인 사태들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법조계와 보수 언론들은 그 무슨 '보안법' 위반이니 '이적물'이니 하고 법석 고아대며 히스테리적인 대결 광기를 부려대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자들도 해당 출판사에 대한 조사 놀음을 벌여놓고 회고록의 출판과 보급을 막아보려고 비열하게 책동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마치 큰 변이 난 것처럼 법석 떠들며 회고록 출판보급을 악랄하게 방해해 나서는 불순 세력들의 망동은 참으로 경악스럽기 그지없다"며 "어리석은 객기", "파쇼적 망동"이라고 했다.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은 지난달 1일 『김일성 항일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출간했다 논란을 일으켰다. 과거 북한 조선노동당 출판사가 펴낸 원전을 그대로 옮긴 이 책이 안보 위협과 출판의 자유라는 주장의 충돌로 비화한 탓이다. 교보문고를 비롯한 대형 서점들이 이 책의 온·오프라인 신규 판매를 중단한 상태에서 가처분신청이 진행 중이다. 경찰도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 중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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