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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실종 의대생 아버지 "아들 잘 보내겠다, 민간구조사님 감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대학생의 시신을 발견한 민간구조사와 구조견이 시신이 수습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대학생의 시신을 발견한 민간구조사와 구조견이 시신이 수습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한강공원에서 잠이든 뒤 실종된 대학생 손정민씨(22)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손씨의 아버지는 “정민이 잘 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아들의 시신을 찾아준 민간구조사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정민씨의 아버지 손현(50)씨는 아들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달 30일 밤 자신의 블로그에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는 아들 손 씨가 한강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후에 올린 글이다.

그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유감”이라며 “(주변의) 관심과 기도에 감사드리고 정민이 잘 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1일 국과수 부검이 끝나면 장례 절차는 시작할 계획”이라며 “결과에 따라 수사가 필요하다면 경찰에서 수사를 진행한다. 수사가 되는 게 좋은 건지, 아무 일이 없는 게 좋은 건지 모르겠지만 둘 다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고 비통해했다.

손 씨는 “그간의 관심에 감사드린다. 특히 며칠째 정민이를 찾아주신 민간구조사차종욱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물때까지 파악해 구해주지 않았다면 이 상태로 정민이가 며칠째 찬 강물 속에서 있었을지 생각하기도 싫다. 제가 정리되면 꼭 뵙고 인사드리겠다”고 전했다.

한밤중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잠들었던 대학생 손 씨가 실종된 지 엿새째인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손씨를 찾는 현수막이 걸려있다.뉴스1

한밤중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잠들었던 대학생 손 씨가 실종된 지 엿새째인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손씨를 찾는 현수막이 걸려있다.뉴스1

한편, 정민씨의 정확한 사인 규명에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경찰과 유족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전 정민씨의 시신을 부검한 뒤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취지의 1차 구두 소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손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과수는 육안으로 감식한 결과, 왼쪽 귀 뒷부분에 손가락 2마디 크기의 자상이 2개 있으나, (이 상처가) 두개골을 파고 들어가진 않았다고 한다”면서 “무엇으로 맞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상이) 직접 사인은 아니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뺨 근육이 파열됐다고 한다. 입안의 치아는 괜찮은 상태”라며 “누구한테 맞은 건지, 어딘가에 부딪힌 건지는 아직 모른다”고 전했다.

국과수는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채취한 시료를 정밀 검사할 예정이다. 정민씨의 사망 원인은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는 약 15일 뒤에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의 한 대학 의대 본과 1학년에 재학 중이던 정민씨는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새벽 2시까지 한강 공원 인근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다 잠들었다.

이후 행적이 묘연해지자 가족들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냈고, 경찰은 기동대·한강경찰대와 함께 헬기·드론·수색선 등을 동원해 한강 일대 수색을 벌였다.

정민씨의 시신은 지난달 30일 실종 장소 인근의 한강에서 발견됐다.

시신을 발견한 민간구조사차종욱(54)는 “실종 후 사흘간 만조로 한강이 하류에서 상류로 역류했다”며 “이후 다시 물이 빠지면서 시신이 실종 위치 인근으로 떠내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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