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산업 경쟁력, OECD '하위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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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산업 경쟁력이 미국의 26%, 독일의 33%, 일본의 38% 수준에 불과하다는 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삼성의료경영연구소 강성욱 박사팀은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일본, 한국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 7개국의 의료산업 경쟁력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영국과 캐나다, 프랑스의 의료산업 경쟁력은 미국 대비 각각 79%, 77%, 74%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2005년도 OECD 헬스데이터 통계와 세계경제포럼(WEF)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국가별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와 모두 47개 평가지표별 의료산업 경쟁력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 의료산업은 병원, 의료기기, 제약 등 3개 분야였다.

조사 결과 미국은 모든 결정 요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특히 '생산요소'와 '관련 및 지원산업' 부문의 평가가 우수했다. 영국은 미국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독일은 '생산요소'와 '기업전략, 구조 및 경쟁양상'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은 미국 등과 달리 '내수시장의 크기와 질', '기업전략, 구조 및 경쟁양상'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생산요소 부문만 놓고 보면 하부 평가요인인 자본과 노동, 연구개발 중 자본은 캐나다가, 노동은 독일이, 연구개발은 미국이 각각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한국은 3가지 요인 모두 7개국 중 꼴찌였다.

인구 1인당 보건의료 투자액을 보면 한국이 94달러로 캐나다 278달러, 일본 252달러, 미국 218달러 등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보건의료 연구개발비 총지출액도 한국은 국민 1인당 2달러로 미국 103달러, 일본 42.8달러 등에 크게 못 미쳤다.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를 보면 한국은 1.5명으로 최고 국가인 독일, 프랑스의 3.3명에 비해 훨씬 적었으며 간호사도 1.7명으로 영국의 9.5명에 비해 크게 모자랐다.

연구팀은 국내 의료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본 투자 유도 ▲연구개발 지출 확대 ▲의료산업과 연관 산업의 연계를 위한 전략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강 박사는 "이들 전략이 의료산업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으로 영리 의료법인의 허용을 들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영리 의료법인의 효율성과 의료의 질이 비영리에 비해 높지 않은 기존 경험에 비춰볼 때 영리 의료법인을 통해 의료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좀 더 신중한 정책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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