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입법조사처 "日 오염수, 美ㆍ캐나다에 가장 큰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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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13일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로 발생한 다량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안에 보관돼있는 오염수 탱크.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13일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로 발생한 다량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안에 보관돼있는 오염수 탱크. 연합뉴스

미국과 캐나다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이란 국내 분석 결과가 28일 나왔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 의뢰로 국회 입법조사처가 분석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국내 피해 예상 규모’ 보고서에 따르면 입법조사처는 “해류가 정상적으로 작동했을 경우 오염수의 가장 큰 영향권은 태평양과 미국ㆍ캐나다 등 북미대륙으로 관측된다”고 분석했다. 단 입법조사처는 “일본 정부 및 원자력규제위원회(NRA)가 발표한 (오염수) 처리방침대로라면”이란 전제를 달았다.

입법조사처의 분석에 따르면 태평양의 해류는 크게 시계 방향으로 돈다. 일본을 기준으로 구로시오→오야시오→북태평양→캘리포니아→북적도 해류로 이어지는 식이다. 후쿠시마 원전이 위치한 일본 동쪽 연안에서 오염수가 방출되면 해류를 따라 태평양을 시계방향으로 순환하고, 이 과정에서 하와이와 북미대륙이 가장 먼저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작성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국내 피해 예상 규모' 보고서.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실 제공

국회 입법조사처가 작성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국내 피해 예상 규모' 보고서.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실 제공

앞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4년이 지난 2015년 2월에 캐나다 서부 밴쿠버섬 유클루릿 앞바다에서 최초로 발견되기도 했다. 후쿠시마에서 유클루릿까지의 거리는 약 7350㎞다. 다만 당시 검출된 방사성 물질은 1㎥당 1.4베크렐의 세슘-134과 5.8베크렐의 세슘-137로 인체나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준에 미달하는 수준이었다.

입법조사처는 오염수의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해선 “해류 간의 충돌로 한반도 동해안에도 소량의 오염수가 유입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또 “일본 수산물을 수입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불법적으로 수입되는 수산물에 대한 감시체계 미비로 국내 시장에 들어올 우려가 있다”며 “이 경우 삼중수소가 수산물을 통해 유기결합삼중수소(OBT)로 변하면서 인체에 끼치게 될 장기적인 피해에 대한 부분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방사성 물질이 얼마큼 섞인 채로 방류될 것인지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없어 예상되는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관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이주환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수의 국가에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태평양에 인접한 국가들과 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정부는 일본에 공동조사 요구 및 관련 자료 제공 요구를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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