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경영하라] 관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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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와 관절은 노년기 건강의 핵심이다. 뼈와 관절이 부실하면 고통이 심할뿐더러 여행.운동.레저 등 외부활동에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은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50세 이상 여성 100명 중 3명은 골다공증으로 인한 엉덩이 관절 골절로 숨지는데 이는 유방암 사망률(2.8%)과 비슷한 수준이다. 뼈와 관절 건강을 배려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본다.

◆골밀도를 알자=혈압이나 혈당은 알아도 골밀도는 모르는 이가 많다. 대한골다공증학회 조사에 따르면 40대 여성의 9.5%, 50대는 23%, 60대 46.9%, 70대 71%가 골다공증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55세 이후 여성 환자 중 10%만 골밀도 검사를 받았다.

자라나는 세대 역시 골다공증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골다공증 할머니를 둔 손녀 150명을 조사한 다국적 제약사(MSD)의 자료에 따르면 절반(49%)에 가까운 손녀가 꼬부랑 허리, 척추압박 골절 등을 자연스러운 노화의 한 과정으로 인식했다. 또 43%의 손녀는 이런 증상이 왜 나타났는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골밀도 검사란 뼛속의 칼슘과 단백질이 얼마나 빽빽하게 차 있는지 살펴보는 검사. 척추나 손목.팔목 뼈를 대상으로 진단하며, 통증이 없고 10분 이내로 끝나는 간편한 검사다. 대부분 동네의원에서도 수만원의 비용으로 진단할 수 있다. 골밀도가 정상 평균치에 비해 30% 이상 감소하면 골다공증이며, 12~30% 감소하면 골감소증이다. 골다공증인 경우 포사맥스나 칼시토닌.에비스타.맥스마빌.여성호르몬 제제 등 골밀도를 높여줄 수 있는 약물이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한 뒤 복용한다.

◆칼슘과 비타민D를 섭취하자=뼈의 보약은 칼슘과 비타민D다. 유감스럽게도 칼슘과 비타민D는 한국인에게 가장 부족한 영양소다. 전 세계 18개국을 대상으로 비타민D 섭취량을 조사한 결과 한국 여성의 88%가 적정량(30ng/㎖) 이하인 20.4를 섭취해 최하위를 기록했다. 우유나 버섯 등 칼슘과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적게 먹고 햇볕에 피부를 덜 노출하기 때문이다.

비타민D는 햇볕 자외선을 통해 피부에서 합성된다. 뼈가 튼튼해지려면 얼굴을 제외한 부위를 가끔 햇볕에 내놓는 것이 좋다. 음식과 햇볕만으로 부족하면 알약의 형태로 칼슘과 비타민D 제제를 복용해도 좋다.

글루코사민 제제는 건강보조식품인 만큼 약을 대신할 만한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다. 글루코사민을 먹는다고 기존 치료를 등한시해선 곤란하다. 담배와 술.소금.커피는 좋지 않다. 흡연은 여성호르몬을 분해해 조기 폐경을 유발하며, 혈액 순환이 잘 안 돼 칼슘이 뼈로 흡수되는 것을 방해한다. 술을 마시면 장 점막이 파괴돼 칼슘 흡수를 방해하며 소금과 커피는 뼛속 칼슘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뼈를 약하게 한다.

◆운동이 좋다=골다공증엔 바닥에 체중이 실리는 운동이 좋다. 발바닥으로 땅을 구르는 가벼운 조깅이나 구기운동.에어로빅.등산이 이에 해당된다. 수영이나 맨손체조.걷기는 골밀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안 된다. 운동은 가능하면 30세 이전 젊을 때 시작한다. 곳간에 곡식을 채워 두듯 운동으로 칼슘을 뼛속에 가득 채워야 폐경 이후 칼슘이 빠져나가더라도 버틸 수 있다.

그러나 관절염엔 다른 운동 방식이 권장된다. 체중이 실리는 운동보다 가능하면 관절에 하중이 실리지 않는 방식이 좋다. 무릎은 곧게 편 채 힘을 세게 줬다 풀어주는 동작을 자주 반복한다. 무릎 관절을 굽혔다 폈다 하지 않으므로 통증을 느끼지 않으면서 동시에 무릎 관절을 지탱하는 허벅지 앞쪽 사두박근을 강화할 수 있다. 목이 아픈 사람은 손바닥을 이마에 대고 목을 앞으로 밀거나 반대로 손바닥을 뒤통수에 대고 목을 뒤로 미는 동작을 반복하면 된다. 구체적인 동작은 재활의학과에서 배울 수 있다.

◆도움말=영동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문재호 교수, 세브란스병원 내과 임승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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