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살빼기 좋은 계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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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와 연일 계속된 송년회에 신년회까지…. 가뜩이나 운동이 부족한 겨울은 비만의 계절이다. 실제 조사에서도 일반인의 겨울철 평균 체중은 증가하고, 당뇨병 환자의 혈당치 역시 가장 높다. 하지만 겨울철 운동은 부담도 적지 않다. 추운 날씨로 몸이 경직돼 자칫 스포츠 손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겨울 운동 꼭 해야 하는 이유=겨울철 체중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체지방을 축적하려는 생리적 리듬이다. 대부분의 동물이 겨울을 나기 위해 몸에 지방을 쌓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여기에 과식과 운동 부족이 비만을 촉진한다.

혈액순환 저하로 몸에 부종 현상도 나타난다. 손발이 자주 붓게 되면 몸이 무겁게 느껴져 활동량이 떨어지고, 그 결과 비만이 악화된다.

문제는 겨울에 쌓인 지방 덩어리가 몸에 고착되는 것이다. 불어난 체중이 6개월 이상 계속 유지되면 몸무게를 빼기 어려워진다. 인체가 기억한 체중으로 계속 돌아가려고 하는 요요현상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에 찐 살은 마음을 다잡고 운동으로 서둘러 빼야 한다.

겨울은 살빼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일산백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양윤준 교수는 "날씨가 추워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한다"며 "얇은 옷 하나만 입는 것만으로도 열량 소모는 확연히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환자만 아니라면 겨울에 조금 춥게 운동하는 것이 살 빼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겨울 운동 효과를 높이려면=겨울 운동이라고 다른 계절과 다를 것은 없지만 운동 효과를 높이고 운동 손상을 줄이려면 두 가지를 유념해야 한다. 우선 경직된 근육과 관절을 제대로 풀어줘야 한다. 날씨가 추우면 근육뿐 아니라 관절이 경직되고, 이에 따라 혈류가 저하돼 운동 효율이 떨어진다. 피로물질인 유산도 배출되지 못해 축적된다. 에너지 소모는 적어지면서 피로가 빨리 오는 것이다.

따라서 겨울철 운동은 스트레칭에 중점을 둬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과 박원하 교수는 "스트레칭은 근육을 이완시키고 적절한 자극을 통해 신진대사와 혈액의 흐름을 촉진한다"며 "이를 통해 근육 피로가 줄고 근육의 긴장이 완화돼 운동 손상이 예방된다"고 말했다.

근육과 관절이 유연하면 체지방 연소도 잘 된다. 실제 같은 거리를 걷더라도 인체가 유연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열량 소비가 더 많다. 부종을 고민하는 여성은 스트레칭을 2주만 계속해도 놀랄 만큼 붓기가 개선된다.

스트레칭을 하기 전엔 몸을 덥혀야 한다. 3분 정도 허벅지를 높이 드는 제자리걸음, 줄넘기 또는 목욕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엔 아령 체조로 근육을 자극하고, 몸이 더워지면 밖에서 30분 정도 걷는다.

◆야외운동 전 점검 사항=첫째는 대기 온도보다 체감온도가 중요하다. 바람이 강할수록 열 손실이 크기 때문. 영하 섭씨 10도에서 풍속이 시간당 5㎞일 때 체감온도는 영하 13도. 하지만 풍속이 30㎞면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진다.

둘째는 지형지물 살피기. 강변이나 산과 같은 비탈길을 피한다. 미끄러질 수 있고, 땅이 얼어 있어 무릎에 전달되는 충격이 크기 때문.

셋째는 질병이 있는 고위험군이라면 야외운동을 삼간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는 숨어 있는 심장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실내운동을 권한다. 양윤준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운동 전 290㎎/㎗ 이상이거나 60㎎/㎗ 이하면 혈당이 안정적으로 조절될 때까지 운동을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운동을 하다가 멈출 때도 유의해야 한다. 뛰다가 갑자기 서지 말고 천천히 걷거나 맨손 체조를 해 팔다리에 몰린 혈액을 심장으로 계속 보내주면서 마무리해야 한다.

스트레칭 요령

●몸을 따뜻하게 해 긴장을 푼다
●반동을 이용하지 않고 천천히 움직인다
●동작을 하며 호흡을 멈추지 않는다
●적당한 자극을 유지한다(근육을 늘린 정지동작에서 10~20초 유지)
●작은 관절에서 큰 관절로, 심장 먼 곳에서 가까운 쪽으로 한다
●근육통이 며칠 지속되면 쉬어야 한다

자료: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과

겨울 야외운동 이럴 땐 곤란

●90/160㎜Hg 이상 고혈압 환자
●망막증이나 족부궤양 등 합병증이 있는 당뇨병 환자
●퇴행성 및 류머티즘 관절염이 심한 환자
●흡연·고혈압·고지혈증·가족력이 있는 심장병 환자
●평소 활동량이 적은 65세 이상 노인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
●허리둘레 남 90㎝, 여 80㎝ 이상의 복부비만자나 고도비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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