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 성에 있는 높이 153m의 거대한 건축물이 미끄럼틀로 전락해 골치를 앓고 있다.
19일 랴오닝 성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랴오닝 성 푸순에 설치된 '생명지환'(생명의 고리)은 지름 170m, 높이 153m에 달하는 거대 조형물이다.
지난 2012년 완공된 생명지환은 상하이의 랜드마크인 동방명주 TV 타워 구조 설계를 책임졌던 유명 건축사가 설계해 주목받았다.
생명지환을 만드는 데 투입된 돈만 1억1200만 위안(192억원)에 달한다. 세계초고층 도시건축 연합 기준에 따르면 150m 이상이면 초고층으로 분류된다.
큰 비용을 들여 완성됐지만, 건물 자체에 별다른 기능이 없는 '관상용'이다 보니 처음 생길 때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9년이 지난 지금 '생명지환'은 현지인들의 미끄럼틀로 전락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최근 중국 SNS상에서는 '올라가면 안 된다'는 경고 안내판이 부착되어 있음에도 조형물 위에 올라가거나, 심지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미끄럼틀을 타는 모습까지 포착돼 논란이 됐다. 일부 부모들은 자기 아이가 놀고 있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찍기도 했다.
사람들이 올라간 부분과 미끄럼틀을 탄 부분은 이미 변색해 검게 변한 모습이다.
한 네티즌은 "안전의식 없는 부모가 자기 자녀를 위험한 상황에 몰아넣고 있다"고 비난했다. 매년 중국에서 사고로 사망하는 아동은 20만 명에 달한다.
또 다른 네티즌은 "마찰열 때문에 찰과상을 입을 수 있다"면서 "또 조형물 높이가 높다 보니 구르다가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SNS를 중심으로 비판이 일자 현지 정부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지 언론은 "최근 푸순시 당국이 조형물 보호를 위해 울타리를 설치해 사방을 둘러싸겠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서유진 기자·장민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