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 몰리면 소음에 악취" 대구 모스크 건립 충돌, 속내엔

중앙일보

입력 2021.04.18 05:00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허가반대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4일 대구시청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현동에 건립 예정인 이슬람사원 건축허가를 취소할 것을 대구시와 북구청에 촉구했다. 이슬람사원은 북구청의 건축 허가로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나 일부 주민과 단체의 반대가 심해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뉴스1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허가반대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4일 대구시청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현동에 건립 예정인 이슬람사원 건축허가를 취소할 것을 대구시와 북구청에 촉구했다. 이슬람사원은 북구청의 건축 허가로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나 일부 주민과 단체의 반대가 심해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뉴스1

"모스크 허가 내준 구청 감사해야" 
대구 북구 주택가 주민들 사이에서 이슬람 사원(모스크) 건립을 놓고 발생한 찬반갈등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주민은 대구시 차원에서 모스크 건축 허가를 내준 관할 구청에 대한 감사를 요청하고 나섰다.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허가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대현동 주민자치회 등 주민 30여 명은 지난 14일 대구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슬람사원 건축허가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주민 의견을 무시한 채 이슬람 사원 건축을 허가한 북구청을 감사하라는 내용의 주민감사 청구서를 최근 대구시 감사관실에 전달했다”며 “대구시장은 건축 허가 과정에서 부정이 없었는지 명백히 밝히고 이슬람사원 건축 허가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은 지난해 9월 대구 북구청이 대현동 경북대 서문 인근 주택가에 모스크 건축을 허가하면서 불거졌다. 대구건축공사감리운영협의회가 고시한 건축허가표지에 따르면 이 시설은 지난해 9월 28일 북구청으로부터 ‘2종 근린생활시설’ 용도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연면적 245.14㎡를 포함해 지상 2층으로 180.54㎡ 증축이 이뤄질 예정이었다.

"저변에는 이슬람 문화 거부감" 
처음에는 공사가 별문제 없이 진행됐지만, 지난 2월부터 철골 구조물이 설치되고 모스크의 외형이 갖춰지기 시작하자 주민들이 북구청에 민원을 넣었다. 해당 부지와 경북대 부근에는 사원 건립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다수 걸려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구 주거밀집지역에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도 올렸다. 청원은 1만860명의 동의와 함께 한 달 뒤 종료됐다.

이슬람 사원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신자들이 몰려와 종교 행사를 하면 소음이 나고 음식을 만들면서 악취가 발생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대책위는 “사원이 지어지는 곳은 가정집에서 1m밖에 떨어지지 않은 주거밀집지역”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표면적으로 ‘소음’과 ‘악취’를 반대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슬람 문화에 대한 거부감도 저변에 깔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낯선 외모의 무슬림이 동네에 몰려들어 종교 행사를 하면 괜히 불안감이 생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대구 북구 대현동에 들어설 예정인 이슬람 사원(모스크) 건립을 놓고 찬·반 주장이 맞서는 가운데 북구청 중재로 주민과 이슬람 교인 간 첫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뉴스1

지난달 24일 대구 북구 대현동에 들어설 예정인 이슬람 사원(모스크) 건립을 놓고 찬·반 주장이 맞서는 가운데 북구청 중재로 주민과 이슬람 교인 간 첫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뉴스1

이에 대구지역 시민단체와 학계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 된다”며 행정기관의 책임 있는 중재를 요청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대구참여연대와 경북대 민주화교수협의회, 전국국공립대학교수노동조합 경북대지회, 인권운동연대 등은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주민 생활 불편에 따른 민원은 그 실태를 확인해 심각성 여부에 따라 조치해야 할 것”이라면서 “종교적·문화적 편견과 혐오에 기반을 둔 주장은 종교 다원성과 문화 다양성이라는 보편적 시대정신에 반하는 것으로 공공기관은 이를 배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스크 반대는 보편적 시대정신과 배치" 
이어 “생활 주변에서 교회들의 부흥회나 통성기도 등의 소음도 다반사인데 이는 용인하면서 이슬람의 예배 소음만 문제 삼거나, 이슬람 음식 냄새가 우리에게 생소하다는 이유로 배척하려 한다면 해외에서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고통받는 우리 교포들의 사례를 반복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구청은 지난달 24일 ‘제1차 이슬람 사원 민원중재회의’를 통해 양측 이견을 조율하려고 시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30여분 만에 끝났다. 추가적인 중재 회의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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