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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6개월 근무하곤 수억 시세차익…LH직원 '세종 특공' 없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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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정부가 발표한 2021년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세종시가 지난해보다 70.68% 올라 17개 시·도 중 압도적인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세종시 도심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정부가 발표한 2021년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세종시가 지난해보다 70.68% 올라 17개 시·도 중 압도적인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세종시 도심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제도(특공) 요건이 강화된다. 앞으로는 수도권에 있던 본사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기관 직원에게만 특별공급 기회가 부여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논란에 따라 지난달 2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부동산 투기 근절 및 재발방지대책의 후속 조치다.

국토부 공무원 '황제특공' 논란에 #행복도시(세종시) 특공제도 손질

특공 횟수도 1명당 1회로 제한된다. 국토교통부는 특공 관련 제도를 강화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이달 중순께 입법 예고해 6월부터 적용한다고 5일 밝혔다.

세종시 특공제도는 행복도시(세종시)로 공공기관을 이전하면서 직원들의 주거난 해소를 위해 2011년부터 만들었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공무원의 재산증식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세종시 아파트값이 대폭 뛰면서 공무원만을 위한 ‘황제특공’이라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특히 특공을 받은 고위 공직자들이 기존에 서울 등 수도권 고가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행복 도시 특공을 통해 수억 원대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LH 직원 세종본부에서 2년6개월 근무, 특공으로 억대 시세차익 

사업지별로 추진하는 무제한 중복 특공도 문제였다. 지난달 26일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국민의 힘 송언석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LH 직원 70명은 LH 본사가 있는 진주와 지사가 있는 세종에서 중복으로 아파트 특공을 받아 평균 1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세종시 어진동 한국토지주택공사 세종특별본부 사옥의 모습. LH 본사는 진주다. 연합뉴스

세종시 어진동 한국토지주택공사 세종특별본부 사옥의 모습. LH 본사는 진주다. 연합뉴스

특공을 받은 LH 직원들이 세종본부에서 근무한 기간은 평균 2년 6개월에 불과했다. 송 의원은 “순환 근무를 하는 공공기관 지사 직원들까지 특별공급 대상으로 포함한 제도 자체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이주를 돕기 위한 특공제도가 실수요자의 기회를 박탈하고 투기의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명백한 정책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대전에서 세종으로 이전하는 중기부는 소급적용 제외 

개정안에 따르면 수도권 외 지방에서 세종시로 이전하는 기관은 특공제도에서 제외된다. 단, 지난 1월 이전고시가 난 중소벤처기업부와 충남대병원에는 소급적용되지 않는다. 중기부의 경우 정부대전청사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의 정부세종청사로 이전하는데 특공 자격이 부여돼 논란이 일었다. 국토부 측은 “해당 기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이전고시가 된 시점에 특공이 발생했기 때문에 소급해서 자격을 없애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세종 행복도시 특공 어떻게 바뀌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세종 행복도시 특공 어떻게 바뀌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또한 세종시로 본사를 이전하는 경우에만 특공 자격이 부여된다. 개정안대로 적용하면 진주시에 본사를 둔 LH가 세종본부를 만들어도 특공 혜택은 없다.

자족 기능 강화를 위해 제공했던 기업 특공 혜택도 강화된다. 일반기업의 경우 토지매입금을 제외하고 투자금 30억만 있으면 특공을 받았던 것에서 투자금 100억원(토지매입금+건축비 제외)이 있어야 가능하다.

중복특공을 막기 위해 특공 자격도 1인당 한차례로 제한한다. 전체 분양 물량의 40%(올해 기준)에 달하던 특공비율도 내년부터 20%로 축소된다. 7월 6일부터는 특공에 대해 5년가량의 실거주 의무도 부과된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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