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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시아인 증오범죄…미국 한인가게서 ‘쇠막대기 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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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에서 한인을 비롯한 아시아계를 노린 증오 범죄가 계속되고 있다. 고발 영상이 뒤늦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르면서 시간이 흐른 사건의 수사도 재개되고 있다.

20대 흑인, 기물 파손하며 욕설 #피해 한인에 “중국으로 돌아가라” #4개월 전 50대 한인부부 폭행사건 #SNS로 영상 퍼져 최근 범인 검거

지난달 30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의 한인 운영 편의점에 한 20대 흑인 남성이 들어와 쇠막대기를 휘두르는 장면이 폐쇄회로 TV(CCTV)에 잡혔다. 편의점 주인에게 인종 혐오성 욕설까지 한 이 남성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WBTV 트위터 캡처]

지난달 30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의 한인 운영 편의점에 한 20대 흑인 남성이 들어와 쇠막대기를 휘두르는 장면이 폐쇄회로 TV(CCTV)에 잡혔다. 편의점 주인에게 인종 혐오성 욕설까지 한 이 남성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WBTV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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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인 WBTV와 폭스46 뉴스 등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의 한인 운영 편의점에 지난달 30일 한 흑인 남성이 들어와 쇠막대기를 휘두르며 기물을 파손하고 난동을 부린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당시 녹화된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영상에 따르면 이 남성은 가게에 들어오자마자 과자가 진열된 선반을 바닥에 넘어뜨리고 쇠막대기를 마구 휘둘러 냉장고와 테이블 등 가게 기물을 부쉈다. 편의점 주인에겐 “XX 중국 놈들아, 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욕설을 했다. 놀란 손님들이 황급히 가게를 빠져나가는 장면도 편의점 CCTV에 담겼다. 자신이 부순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 마시던 난동범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라쉬 우디실라스

라쉬 우디실라스

난동범의 신원은 하비어 라쉬 우디실라스(24·사진)로 확인됐다. 샬럿 메클렌버그 경찰은 그를 무기를 이용한 강도·협박,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했으며 증오 범죄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다. 편의점 주인은 샬럿에서 수십 년 동안 거주해온 한인이다. 뉴스위크는 “온라인 모금 사이트에 피해 사연이 올라와 이틀 만에 3만 달러(약 3300만원)의 후원금이 모였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주에선 50대 한국계 부부가 지난해 11월 10대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CNN은 지난 3일 워싱턴주 터코마 경찰이 아시아계 부부를 폭행한 혐의로 15세 소년을 체포해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해 11월 벌어졌지만, 당시 폭행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최근 SNS에서 확산하면서 용의자가 뒤늦게 검거됐다.

당시 피해자인 한인 부부는 함께 거리를 걷다 변을 당했다. 10대 4명이 부부에게 접근했으며 그 중 문제의 15세 흑인 소년이 피해자인 한인 남성 A에게 일부러 부딪힌 뒤 주먹질을 했다. A의 부인이 “하지 마라, 도와달라”라고 외쳤지만, 폭행은 계속됐고 다른 청소년들은 지켜보기만 했다. 이 사건으로 A는 갈비뼈가 부러지고 얼굴을 다쳤다.

경찰은 사건 당시 부부의 신고를 받았으나 범인을 찾지 못했으며, 최근 SNS에 나돈 동영상 속 폭행과 같은 사건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피해자의 친척이 이 사실을 알리자 상황을 인지하고 수사에 나섰다.

뉴욕시 지하철에선 지난달 30일 한 50대 흑인 남성이 44세의 아시아계 여성과 그의 자녀 3명을 향해 침을 뱉고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해 경찰이 공개 수배에 나섰다. 4일 AP통신과 뉴욕 경찰 SNS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2시 30분쯤 시내 타임스퀘어로 향하는 전동차 안에서 이 남성이 아시아계 여성 일행을 향해 두 차례 침을 뱉고, 여성이 든 휴대전화를 바닥에 떨어뜨린 뒤 발로 걷어찼다. 현지 경찰은 이를 증오 범죄로 판단해 수사하고 있다.

서유진·나운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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