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 파편 비 내리듯…" 머스크 '화성 이주 꿈' 네번째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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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화성 이주용 우주선 스타십(starship) 프로토타입 'SN11'이 3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 발사장에서 이륙해 고도 10㎞까지 올라가는 데 성공했지만, 착륙 과정에서 폭발했다. 사징능 지난 3일 발사했던 SN10 발사모습. AFP=연합뉴스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화성 이주용 우주선 스타십(starship) 프로토타입 'SN11'이 3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 발사장에서 이륙해 고도 10㎞까지 올라가는 데 성공했지만, 착륙 과정에서 폭발했다. 사징능 지난 3일 발사했던 SN10 발사모습. AFP=연합뉴스

'인류의 화성 이주'란 일론 머스크의 원대한 꿈이 또 실패로 돌아갔다. 이번이 네 번째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뉴욕타임스(NYT) 등은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화성 이주용 우주선 스타십(starship) 프로토타입(시제 모델) 'SN11'이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 발사장에서 이륙해 고도 10㎞까지 올라가는 데 성공했지만, 착륙 과정에서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스타십 SN11 시험 발사는 짙은 안개가 껴 흐린 날씨 속에 진행됐다. 15층 건물 높이의 SN11은 발사 초반 순항하는 듯 보였다. 상승까지는 정상적으로 했지만, 직립 착륙을 위해 로켓 엔진을 재점화하는 상황에서 이상이 발생했다. 곧이어 폭발했다.

'SN11'은 발사 초반 순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AFP=연합뉴스

'SN11'은 발사 초반 순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AFP=연합뉴스

'SN11'의 직립 착륙을 위해 엔진을 재점화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AFP=연합뉴스

'SN11'의 직립 착륙을 위해 엔진을 재점화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AF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 주 보카치카에서 한 시민이 SN11의 사고 지점과 8㎞ 떨어진 곳에서 파편을 발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텍사스 주 보카치카에서 한 시민이 SN11의 사고 지점과 8㎞ 떨어진 곳에서 파편을 발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주과학매체 NASA스페이스플라이트가 찍은 영상엔 SN11이 폭발한 뒤 금속 파편이 비처럼 떨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스페이스X가 착륙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설치했던 카메라는 고장 나 폭발 장면을 잡지 못했다. 사고 지점과 8㎞ 떨어진 곳에서도 스타십 파편이 발견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머스크는 SN11 실패 원인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로켓 엔진 한 곳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착륙을 위해 재점화했을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 발사대 인근 사우스파드레섬에 SN11의 시험발사를 보기 위한 인파가 몰려있다. 로이터=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 발사대 인근 사우스파드레섬에 SN11의 시험발사를 보기 위한 인파가 몰려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SN11의 발사는 안개가 껴 흐린 날씨 속에 진행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SN11의 발사는 안개가 껴 흐린 날씨 속에 진행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타십은 인류의 화성 이주를 목표로 스페이스X가 개발하고 있는 거대 우주선이다. 120m 크기의 스타십 1대에 승객 100명과 화물 100t가량을 싣고 달과 화성에 보내는 게 머스크의 구상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12월부터 스타십의 고고도 시험 비행에 착수했다. 하지만 하늘로 솟구쳐 올랐던 우주선을 로켓 엔진 역추진을 통해 똑바로 세워 '직립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일에도 스타십 SN10이 지상 안착에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착륙 뒤 약 3분 만에 폭발했다. 앞서 시험했던 프로토타입 SN8과 SN9도 착륙 시도 과정에서 지상 충돌로 터졌다. 머스크는 당초 올해 스타십 고고도 시험 발사에 이어 궤도 비행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잇단 폭발 사고에 계획했던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연합뉴스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연합뉴스

현지언론들도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NYT는 "스타십은 최근의 실패와 함께 궤도 비행을 준비하기는 아직 멀었다"고 진단했고, CNN은 "항공우주 산업은 예정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리는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으며, 머스크는 특히 더 그런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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