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지고…시리고…치아는 겨울이 싫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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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우면 치아가 고생한다.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스키, 인라인 스케이트 등 스포츠 손상으로 치아가 부러지기도 하고, 바깥 기온이 떨어져 치아가 시린 일이 잦기 때문이다. 턱관절이 경직돼 잘 빠지거나 아프기도 한다. 추운 겨울 악화하기 쉬운 치아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 치아 손상=외상으로 치아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치과개원의 모임인 모아치과네트워크에서 전국 초.중.고교생 33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31%가 외상으로 치아를 다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손상된 치아는 앞니(59%)가 가장 많았다. 원인으론 '넘어져서'(32%)와 딱딱한 음식물을 깨물거나 장난치다 물건에 이를 부딪친 경우(32%)가 가장 흔했다. 다음으론 스포츠 손상(15%), 싸움 및 폭행(6%), 교통사고(2%)의 순으로 나타났다.

치아가 부러졌을 때는 당황하지 않는 것이 첫번째 수칙. 부러진 치아를 우유에 담그고 빨리 치과를 찾도록 한다. 공기에 노출되면 치아 표면의 수분이 날아가 변색되기 때문이다. 흙이나 모래 등이 묻었다고 문질러 씻어서도 안된다. 치아와 뼈를 연결시켜주는 막이 손상되면 제대로 붙지 않는다.

예방을 위해선 마우스가드가 권장된다. 권투선수의 마우스피스처럼 입 안에 넣는 치아보호용 장치다. 합성수지로 만들며 개인의 치아형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작된다. 모아치과네트워크 민병진 이사장(서울치과병원장)은 "마우스가드 착용시 치아손상 가능성이 7배가량 줄어든다"며 "겨울철 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은 가까운 치과를 찾아 마우스가드를 처방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시린 이=치아표면이 벗겨져 신경이 노출되면 작은 자극에도 이가 시리다. 칫솔질을 과도하게 하거나 병뚜껑을 이로 따는 과정에서 치아표면이 손상된다. 또 충치 등으로 치아를 깎아내고 보철물을 장착한 경우, 잠을 자면서 이를 가는 사람에게도 나타난다. 찬 바람이 부는 겨울철에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양치과 양진용 원장은 "이가 시릴 경우 지나치게 차거나 반대로 뜨거운 음식을 피하고, 솔이 뻣뻣하지 않고 부드러운 칫솔에 마모도가 낮은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증상이 심하면 손상된 치아표면을 합성수지의 일종인 레진이나 상아질 접착제 등으로 도포하는 치료를 받는다.

◆ 턱관절장애=귀 아래쪽 턱과 얼굴을 연결하는 관절에 염증 등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겨울철 날씨가 추울 때 턱관절 주위 근육의 경직으로 증세가 나빠진다. 턱이 '딱'하는 소리와 함께 빠지거나 입을 벌리기 힘들고 귀나 뺨에 통증이 생긴다. 교통사고 등 외상이나 치아의 부정교합, 심한 이갈이나 마른 오징어 등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흔하다.

황영구치과 원장은 "턱관절장애가 생기면 일부러 입을 벌려 통증이 생기는지 확인하거나 말을 하지 말고, 음식은 부드러운 것을 먹도록 하며, 손으로 턱을 괴는 등 턱에 나쁜 자세를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증상이 가벼우면 진통소염제 복용과 함께 턱을 쉬게 해주면 좋아진다. 하지만 항상 입을 벌리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경우엔 교합안정장치를 치아 사이에 끼거나 관절내 염증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 시린 이를 예방하려면

◆ 칫솔질이 중요하다

- 칫솔질을 할 때 이가 난 방향으로 빗질을 하듯 한다
- 옆으로만 세게 문지르면 잇몸과 맞닿는 부위가 파여 신경이 노출된다

◆ 칫솔과 치약을 잘 고른다

- 칫솔 모가 부드러워야 치아를 덜 마모시킨다
- 치약도 마모도가 낮거나, 이를 덜 시리게 하는 약제가 포함된 것이 좋다

◆ 치태 및 치석이 안 생기게 한다

- 칫솔질뿐 아니라 치실.치간 칫솔을 사용하는 등 치아 청결에 힘쓴다
-매년 정기적으로 치석을 제거한다

◆ 치아를 보호하는 습관을 갖는다

- 딱딱한 것을 깨물거나, 이로 병을 따는 행위를 삼간다
- 이를 심하게 가는 사람은 자기 전에 스프린트를 착용한다

◆ 증상이 심하면 치료를 한다

- 치아의 팬 부분을 레진으로 채운다
- 치아 표면이 손상됐을 때는 불소를 발라 과민반응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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