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사회에 대표이사 최종후보 결정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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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가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산하에 인사위원회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를 신설한다.

신설 인사위, 대표 교체 안건도 상정 #ESG 위원회는 경영전략·투자 검증 #지속가능한 성장 이룰 수 있게 지원

SK㈜는 25일 지배구조 혁신 전략을 ‘거버넌스 스토리(Governance Story)’로 이름 붙이고 29일 주주총회와 30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동현 SK㈜ 대표는 “글로벌 톱 수준의 지배구조를 구축해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더욱 인정받는 지배구조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인사위원회는 사내이사 한 명과 사외이사 두 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대표이사 선임과 사내이사 보수 금액 등을 심의한다. 특히 신규 대표를 선임할 때 위원회가 회사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대표이사 후보를 확정한 뒤, 이사회와 주총 의결을 통해 최종 선임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위원회는 대표 평가와 함께 대표에 대한 상시 견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임기 중 교체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할 수 있는 권한도 갖는다.

ESG위원회는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 사항에 관한 이사회 검증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했다. 환경, 사회적 가치, 지배 구조 개선과 관련된 전략을 분석해 회사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회사의 경영 전략이나 중요한 투자 관련 사항은 ESG위원회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ESG위원회는 사내이사 한 명과 사외이사 전원(5명)이 참여한다. 지난해 SK㈜는 이사회 투자 승인 기준 금액을 자기자본 1% 이상(기존 1.5% 이상)으로 확대한 가운데 이사회 의결을 받아야 하는 투자 안건은 약 25% 늘어났다.

SK㈜의 사외이사들은 이번에 신설될 2개 위원회를 포함해 이사회 산하에 감사·거버넌스위원회 등 총 4개 위원회에 참가해야 한다. 정기 이사회뿐만 아니라 사업 분야별 전문 교육까지 매달 4~5차례의 공식 활동을 소화해야 한다. 수시로 회사 측 자료를 숙지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해야 하는 등 업무 부담이 상당하다는 평이다. 재계에서 SK㈜ 사외이사들을 대표적인 ‘격무의 사외이사’로 꼽는 이유다. 이수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책임투자팀장은 “SK㈜는 ESG 우수기업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인 A+를 획득한 지주회사”라며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회사의 의무와 역할을 담은 지배구조헌장을 정관에 담은 기업답게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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