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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취임 “경제단체 역할 커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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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대한상공회의소 제24대 회장에 24일 공식 선출됐다. 최 회장의 취임식은 오는 29일 열린다. 임기는 3년이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박용만 전임 대한상의 회장(왼쪽 둘째)이 최태원 회장을 맞이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대한상공회의소 제24대 회장에 24일 공식 선출됐다. 최 회장의 취임식은 오는 29일 열린다. 임기는 3년이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박용만 전임 대한상의 회장(왼쪽 둘째)이 최태원 회장을 맞이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최 회장은 취임 인사에서 “올바른 경제정책 수립과 기업의 경영 애로 해소에 기여해야 하는 경제단체의 역할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통과 앞둔 상생협력법 #집단소송제 도입 움직임 등 #경영환경 변수 대응이 과제

대한상의는 24일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최태원 SK 회장을 제24대 대한상의 회장으로 만장일치 추대했다.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4대 그룹 총수 중 가장 연장자인 최 회장(1960년생)이 취임하면서 대한상의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게 경영계 안팎의 평가다. 그만큼 정부·국회의 추가 규제 입법을 막고 현재의 규제를 완화하는 역할도 주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최 회장은 “이 상황을 헤쳐나갈 구체적 방법론이 아직 없기 때문에 회장단의 많은 협조와 조언이 필요하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과 국가 의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장 최 회장 앞에 놓인 과제로는 상생협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저지가 꼽힌다. 지난 18일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이 우리 기술을 뺏어갔다’는 의혹을 제기할 때, 빼앗아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책임을 대기업에 지우고 있다. 또 대기업이 ‘우리 잘못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기술 탈취로 인한 손해액의 최대 3배를 물어내야 하는 내용도 법안에 담겼다.

박재근 대한상의 산업조사본부장은 “위탁기업의 부담을 키워 오히려 대·중소기업 간 협력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며 “규제나 처벌을 강화하기보다 대·중소기업 간 협력이 촉진되는 방향으로 입법을 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법무부가 추진하는 집단소송제 도입도 경영계 입장에서 막아야 할 과제다. 피해자가 소송을 걸어 재판에서 이기면, 다른 피해자들도 별도 소송 없이 해당 판결에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경영계는 경쟁 기업에 대한 협박 수단으로 집단소송제가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하고 있다.

이밖에 산업재해 발생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구속할 수 있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해고자도 노동조합에 가입해 사업장에 들어갈 수 있는 내용의 노동조합법 시행령을 고치는 일도 최 회장 앞에 놓인 과제로 꼽힌다.

한 경영단체 관계자는 “3월에 추가 규제 법안이 몰아칠 것으로 우려했는데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로 일단 이번 달은 넘기게 됐다”며 “의원들을 설득할 시간을 번 건 다행인데 선거가 끝나면 최 회장 앞에 풀어야 할 문제가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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