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이들에겐 웃음 주사가 최고죠"

중앙일보

입력

"웃음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예방주사예요. 아픈 아이들이 엄마.아빠와 함께 많이 웃을 수 있다면 병도 멀리 달아날 거라고 믿습니다."

EBS '딩동댕 유치원'에서 10년째 '뚝딱이 아빠'로 분해 어린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해온 개그맨 김종석씨가 최근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의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한달에 7~8회 소년소녀 가장.장애인.아픈 아이들을 찾아가 웃음 보따리를 푸는 봉사활동을 해온 그는 "얼마 전 소아암 병동을 둘러보고 거기야말로 내가 꼭 필요한 곳임을 실감했다"고 했다.

"오랫동안 치료를 받으면서도 자기 병이 나을 수 있는지 없는지조차 몰라 불안하고 우울해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그래선지 우는 표정을 지어보라면 금세 눈물을 뚝뚝 흘리는데 웃는 표정을 짓는 것은 영 힘들어하더군요."

김씨는 어린이 백혈병 환자들에게 '허헝'하며 바보같이 입을 벌리고 웃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아이들은 그의 표정에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병실의 어린이 환자들끼리 가끔씩 이런 바보 웃음을 지어보라고 권했다.

"제가 매일 가서 웃겨줄 수 없으니 웃음을 자가발전하는 법을 가르쳐준 겁니다. 그런 식으로라도 웃음이 넘쳐나야 병실이 조금이나마 덜 싫고, 덜 삭막할 거에요."

"웃는 순간 만큼은 아픈 것도 잊는다"는 아이들의 말에서 '웃음치료'의 효과를 확신한다는 그는 현재 성균관대 아동학 박사과정(3학기)에 재학 중이기도 하다. 1982년 MBC 개그맨 공채 3기로 데뷔한 이후 '뽀뽀뽀''모두모두 즐겁게''모여라 꿈동산' 등 어린이 프로그램에만 전문적으로 출연해왔기에 평소 아이들을 웃기는 일에 관한 한 전문가라고 자부해온 터였다. 하지만 이론이 달리는 것을 늘 아쉬워하다 대학원에 입학해 웃음치료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됐다.

굿네이버스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 홍보대사도 맡고 있는 김씨는 "담배.술.골프를 즐기지 않는 대신 남는 시간을 아이들과 놀아주며 보내려 한다"고 했다.

"아이들의 친구인 '뚝딱이 아빠'의 이미지를 지켜가기 위해 성인 프로는 섭외가 들어와도 거절한다"는 그는 "마찬가지 이유로 나이.가족관계 등 사생활은 일체 밝힐 수 없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