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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BS대하사극 '장영실' 후 5년만에 부활···'조선 태종' 다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KBS 사극 '용의 눈물'의 한 장면 [사진 KBS]

KBS 사극 '용의 눈물'의 한 장면 [사진 KBS]

KBS 대하사극이 5년 만에 부활한다.
KBS 관계자는 "공영방송의 수신료 가치를 알리고 대하사극를 재개해달라는 시청자의 요청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결정됐다"며 "연말부터 32부작 규모로 새로운 대하사극을 편성할 계획이다"라고 23일 밝혔다. 새로운 사극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 태종 시기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2016년 '장영실' 이후 5년만 #조선을 안정시킨 태종 낙점

KBS는 과거 '용의 눈물', '태조 왕건', '대조영' 등을 방영해 작품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호평을 얻으며 대하사극 전성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급증하는 제작비와 종합편성채널과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의 성장, 톱스타 배우의 캐스팅 어려움 등으로 제작환경이 악화하면서 차츰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다가 2016년 '장영실'을 마지막으로 1TV에서 토요일마다 방영해오던 대하사극을 중단했다. 1981년 병자호란 전후를 다룬 '대명'을 편성한 이래 35년 만이었다.

KBS 대하사극 '태조 왕건' [사진 KBS]

KBS 대하사극 '태조 왕건' [사진 KBS]

하지만 KBS 안팎에서는 정통 대하사극에 대한 요구가 꾸준하게 이어졌다.
공영방송인 KBS가 대규모 정통 사극을 통해 수신료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최근 팩션형 사극 붐이 일면서 사실에 기초한 사극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등이 나왔다. 양승동 KBS 사장도 취임 초부터 대하사극 부활을 추진했다. 양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도 대하 사극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현재 재정상태로는 어렵지만, 내년에는 대하사극을 부활시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새 대하사극의 중심인물이 될 태종은 조선의 3대 국왕으로 건국 직후 제1·2차 왕자의난을 거치며 혼란했던 조선을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얻는 군주다.
왕권 강화를 위해 집권 과정에서 큰 도움을 준 외척 여흥민씨 세력을 과감하게 숙청하는가 하면 맏아들인 양녕대군이 명군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세자 교체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태종의 결행은 '비정하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조선이 국가발전을 이루는데 큰 주춧돌이 됐다.  태종 이후 조선은 세종-문종-세조-성종 등의 치세가 이어지며 안정과 번영을 누렸다.
한 프로덕션 관계자는 "KBS 사극은 나름대로 시대적 요청이나 분위기를 반영해왔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현재 대한민국에 필요한 리더십을 보여주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KBS는 1997년 대선을 앞두고도 조선의 건국 과정과 이방원 및 정도전의 갈등 및 숙청을 다룬 '용의 눈물'을 방영해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신권(臣權) 중심의 나라를 설계한 정도전과 왕권(王權) 중심의 질서를 구축하려는 이방원의 충돌은 당시 내각제와 대통령중심제를 두고 이합집산이 벌어지던 정치권을 연상케 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새 대하 사극의 출연진은 아직 미정이다. KBS 측은 "캐스팅은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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