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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폴크스바겐에 車 서스펜션 부품 5000만개 납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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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의 e-모빌리티 서스펜션 디자인 컨셉트. 사진 만도

만도의 e-모빌리티 서스펜션 디자인 컨셉트. 사진 만도

만도가 폴크스바겐그룹으로부터 5000만개 규모의 서스펜션 제품 수주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만도의 서스펜션 납품 규모로는 최대 물량이며, 계약 금액은 1조4000억원이다. 만도는 내년 6월부터 2033년까지 유럽 현지에서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만도의 서스펜션 제품은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 주력 모델과 폴크스바겐·아우디의 내연 기관 차종에 탑재된다. 만도 관계자는 "폴크스바겐의 주력 전기차인 ID3와 ID4 전 차장에 만도의 서스펜션이 들어간다"며 "향후 폴크스바겐이 새로 출시할 전기차에도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조성현 만도 대표는 "이번 폴크스바겐 전기차 플랫폼 서스펜션 수주는 만도 유럽 비즈니스 도약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만도가 폴크스바겐그룹의 전략적 파트너사가 된 만큼 다른 섀시(자동차의 기본을 이루는 뼈대) 제품군 협력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15일 '파워 데이'를 열고 자체 배터리 등 기술 혁신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선도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9년 후인 2030년 전기차 약 500만대 판매가 목표다. 테슬라와 함께 글로벌 전기차 대전에서 1·2위를 다투는 폴크스바겐은 최근 한국 자동차부품업체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품업체 임원은 "최근 폴크스바겐 MEB 플랫폼 기반 전기차에 들어갈 부품 납품 계약을 맺었다"며 "최근 폴크스바겐의 공개 입찰에 한국 부품사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3~4년 전부터 폴크스바겐에 내연기관차의 변속기 부품을 납품 중이다.

폴크스바겐이 투자한 유럽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도 한국 부품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동진쎄미캠의 음극재, 씨아이에스 전극 공정 제조 장비 등이다. 동진쎄미캠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밝힌 순 없지만, 납품 계약을 맺은 건 맞다"며 "기존 거래 선이 있어 공개입찰을 통해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을 비롯한 유럽 배터리업체와 한국 부품사 간 잇단 공급 계약에 대해 업계는 한국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차가 부품사에 대해 전속거래를 풀어주며 사실상 '각자도생하라'고 한 3~4년 전부터 유럽·미국 완성차업체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게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의 자동차 부품사는 분명히 경쟁력이 있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업체는 현대차에 납품하는 부품사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에 맞춰 수요가 폭등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장(전자장치) 부품에 대한 경쟁력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항구 연구위원은 "만도는 기존 부품뿐만 아니라 전장에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나머지 중소규모 회사는 미진하다"며 "한국 자동차 부품산업이 살아남으려면 전장 부품에 대한 제품개발과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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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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