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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두 사장’ 된 국토정보공사, 직원들 “결재는 누구에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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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한 지붕 두 사장’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지난해 해임된 최창학 전 사장이 임면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뒤 ‘업무 복귀’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LX에는 지난해 9월부터 김정렬 사장이 재직 중이다.

사장 해임된 최창학 소송 이겨 복귀 #LX 측 “사장 2명, 사무실 등 논의 중”

LX 관계자는 21일 “해임 이전 신분 상태로 되돌리라는 게 1심 판결 취지라 최 전 사장의 남은 임기인 오는 7월까지는 법적으로 사장이 2명”이라며 “국토교통부에서도 ‘당분간 두 사장 체제는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최 전 사장은 부하 직원에 대한 갑질 논란 등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감찰반의 감찰을 받고 지난해 4월 해임됐다. 하지만 그는 “강압적 업무 지시는 없었고, 의견 진술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등 징계 절차가 위법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달 26일 해임 절차상의 미비 등을 이유로 그의 손을 들어줬다.

최 전 사장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승소 소식을 전하면서 “피고 측이 판결에 대해 항소했다. 이 정권은 참으로 뻔뻔하고, 염치도 없고, 무능하고, 오만하다”고 분노했다. 그는 “고심 끝에 남은 임기 4개월을 지키기로 했다. 자리에 대한 욕심 때문이 아니라 부정한 수단과 방법에 의해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중도에 박탈하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임직원들은 난감해했다. LX 관계자는 “실무적으로 사장 2명에게 결재를 어떻게 받고, (최 전 사장의) 사무실과 차량 등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정렬 현 사장은 최 전 사장의 업무 복귀와 관련해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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