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먹는 밑반찬에 식중독균 '득실'

중앙일보

입력

소비자들이 백화점이나 시장 등에서 사먹는 밑반찬의 위생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재래시장에서 파는 게장, 오징어채에서는 구토, 설사를 유발하는 식중독균이 검출돼 제조, 유통과정에서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19일 "수도권지역 백화점, 할인마트, 재래시장 12곳에서 판매되는 포장안된 밑반찬 36종을 대상으로 위생실험을 실시한 결과 대부분이 '불량'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 남대문시장, 영등포시장, 경동시장에서 각각 판매하는 고추장 게장, 간장 게장, 오징어채에서는 식중독의 주요 원인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또 대형 백화점 등에서 팔고 있는 무말랭이절임, 깻잎절임 등 10개 제품에서는 식품위생관리의 지표인 대장균이 검출됐고, 조사대상의 92%에 해당하는 33개 제품에서는 대장균군이 나왔다.

대장균군은 대장균과 폐렴간균, 양기성균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대부분 무해하지만 식품에서 검출됐다는 것은 조리나 유통과정이 비위생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소보원은 설명했다.

이 가운데 대장균은 사람이나 동물의 장(腸) 속에 있는 세균으로 유아의 급성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일부 도토리묵에서는 치즈, 버터 등을 제외하고는 사용이 금지된 보존료(방부제)인 데히드로초산이 검출되는 등 전반적으로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밑반찬의 위생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평가됐다.

소보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관계기관에 사먹는 비포장 반찬류에 대한 위생기준 제정과 제조공정 및 유통과정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을 건의키로 했다.

소보원 관계자는 "시장에서 판매하는 밑반찬은 가급적 소량씩 구입해 바로 먹고 남을 경우 5℃ 이하에서 보관하는 등 소비자들도 스스로 위생관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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