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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박·오 발언 부담 속 “직원 ‘투기 조사’ 결과 다음주 공개”

중앙일보

입력

김세용 SH공사 사장이 지난해 서울 영등포역 대회의실에서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개선 및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세용 SH공사 사장이 지난해 서울 영등포역 대회의실에서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개선 및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따른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자체조사 결과가 이르면 다음 주 공개될 예정이다. SH공사는 최근 여야 서울시장 후보가 “시장이 되면 SH도 조사하겠다”라고 공언한 것과 관계없이 자체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SH공사는 지난 4일 직원과 직원 가족의 토지보상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2010년 이후 SH공사가 사업을 시행한 사업지구에서 직원이나 직원의 배우자·직계존비속이 위법하게 보상받은 일이 있는지 살펴보는 조사다.

직원과 가족 토지보상 전수조사 

대상 사업지구는 마곡지구, 고덕 강일지구, 위례택지개발지구, 세곡2공공주택지구 등 14곳이다. SH는 우선 보상 사례를 추린 뒤 추가 조사로 위법 여부를 판단해 부당한 건에 관해서는 직원을 직위 해제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신규 사업지인 서초구 성뒤마을, 강남구 구룡마을에 대해서도 직원의 투기 의혹이 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각 지역 대표자와 주민들이 10일 오후 경기 시흥시 과림동의 LH 직원 투기 의혹 토지 앞에서 LH공사를 규탄하고 3기 신도시 공공주택지구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각 지역 대표자와 주민들이 10일 오후 경기 시흥시 과림동의 LH 직원 투기 의혹 토지 앞에서 LH공사를 규탄하고 3기 신도시 공공주택지구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SH공사는 “흔들리는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강조했지만 박영선(더불어민주당)·오세훈(국민의힘) 등 서울시장 후보가 잇따라 SH공사에 대한 조사를 약속하면서 부담을 안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자체조사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오는 가운데 새 시장 취임 이후 또 한 번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SH공사 관계자는 9일 “우선 자체조사에 착수한 만큼 그와 관계없이 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박영선 후보는 국회에서 “시장이 되면 서울시청과 SH공사를 전수조사하고 범죄가 확인되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후보 역시 같은 날 페이스북에 “직무상 얻은 정보를 이용한 광범위한 투기가 LH뿐이겠냐”며 “SH공사도 똑같은 권한, 직무를 수행한다”면서 시장이 되면 개발 지역의 이권 개입 등에 대해 철저히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변창흠·김세용 적폐” 비판

서울시는 지난주 시 주택사업 부서와 SH공사를 대상으로 ‘투기 점검’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SH공사가 자체조사에 들어간 만큼 이 조사 결과에 따라 심층조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오종택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오종택 기자

공직자 땅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LH·SH 전·현직 사장들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오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지난 10년 서울시 주택정책을 망가뜨린 장본인이 바로 박원순 전 시장과 SH공사 사장이었던 변창흠”이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변창흠과 김세용(SH공사 사장)은 서울시 부동산 적폐의 양대 축”이라며 “변창흠은 국토부 장관을 맡았고 김세용은 LH 사장에 내정돼 있다는 건 문재인 정권이 과연 부동산 적폐를 청산할 의지가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SH공사·LH공사 사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국토부 장관에 올랐으며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2018년부터 SH공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말 임기가 끝났지만 직무대행으로 근무 중이며, 차기 LH 사장 후보로 거론된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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