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론 성격의 ‘정치 선거’가 되면 추락하고 있는 부산은 망한다.”
김영춘 민주당 후보 #“부산 살릴 힘 있는 사람이 돼야 #박형준 불법사찰 의혹 수사를”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는 9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야권의 정권 심판론을 강하게 반박했다. “부산을 다시 살릴 수 있는 비전 있고 힘 있는 여당 출신 시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입소스 여론조사(3월 6~7일)에서 김 후보는 32.5%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48.0%)보다 오차범위(±3.1%포인트) 밖인 15.5%포인트 뒤처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와 관련 김 후보는 “올해 1월 선거운동을 시작할 때에 비해 10%포인트는 더 추격했다”며 “선거는 2~3일을 앞두고도 분위기가 확 바뀐다. 제 영혼을 불태우는 ‘영혼의 선거’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3선 국회의원과 문재인 정부 해양수산부 장관(2017~2019년)을 역임했다.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국회 사무총장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12월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부산으로 돌아왔다.
- 부산시장이 되면 무엇을 할 건가.
- “2030 부산월드엑스포 전에 가덕신공항 건설을 적극 추진할 거다. 부산 북항과 원도심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고 부·울·경 메가시티를 통해 이 지역을 800만명 규모의 큰 경제단위로 만들겠다. 쇠퇴하고 있는 부산경제 판을 바꾸겠다. 야당 시장은 그걸 못할 거다. 민주당 시장만이, 김영춘만이 할 수 있다.”
- 가덕신공항특별법은 ‘선거용’, ‘졸속’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 “가덕도 신공항은 129명의 사망자를 낸 2002년 김해공항 돗대산 사고 이후 지난 19년간 고민과 노력이 응축된 산물이다. 노력도 안 한 분들이 졸속이라고 말할 자격이 있나.”
8일 한 언론은 현직 국회의원, 전직 장관과 검사장 등이 포함된 부산 해운대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엘시티(LCT) 특혜분양 리스트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부산시장 선거에 돌발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 엘시티 문제는 어떻게 보나.
- “해운대 백사장에 100층짜리 빌딩을 짓는 난개발을 원래부터 ‘미친 짓’이라고 말했었다. 시장이든, 국회의원이든, 검사장이든 특혜분양을 받은 사람은 공범이다. 색출해서 단죄해야 한다.”
- LH(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 의혹이 정권심판론을 가열하지 않을까.
- “영향이 없길 바란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철저하게 부동산 투기와 관련된 주범들을 색출하고 처벌해야 한다.”
- 박 후보는 “김 후보는 준비가 덜 됐다”고 한다.
- “내가 2배는 더 준비된 후보다. 박 후보는 큰 조직을 이끌어 본 적이 없다. 문제가 있는 조직을 이끌며 해결하고 성과를 내 본 경험도 없다. 아마추어다. 저는 3선 의원에 국회 상임위원장을 거쳤고 세월호 사고로 초토화된 해양수산부의 장관을 하면서 성과를 만들었다.”
- MB정부 불법사찰 의혹을 키우는 것도 선거용이라는 지적이 있다.
- “청와대가 주문한 불법사찰인데 정무수석이던 박 후보가 전혀 보고받은 적 없다는 건 국민도 이해하기 힘들 거다. 그게 사실이라면 허수아비였단 소리다. 본인 해명보단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가덕신공항특별법의 본회의 통과 하루 전인 지난달 25일 부산을 방문했다. 국민의힘에선 “관권선거의 끝판왕”(주호영 원내대표)이란 반발이 나왔다.
-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문제가 있지 않나.
- “문 대통령 지방순회는 이미 계획된 일정이었다. 정당한 통치행위이자 직무수행이었다. 다른 지역도 가실 거다.”
- 문 대통령 국정 전반에 대한 평가는.
- “굉장히 성공적이라고 본다. 임기 5년 차 대통령이 40%대 직무수행 긍정평가를 받은 경우는 없었다. 물론 다 완벽할 순 없다. 부동산 투기를 못 막은 건 잘못이지만 그건 민주당 모두의 책임이다.”
- 세간의 이목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
- “이번 선거는 정치선거가 되면 여당이 불리하다. 정치선거가 되는 순간 부산은 망한다. 다시 부산을 살리는 비전 있는 시장을 뽑아야 한다.”
- 서울시장 선거 국면에서도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이 화두다.
- “저는 이 지사의 다른 정책은 다 좋지만, 그것만은 동의하지 못하겠다. 재난 상황에선 옳지만 코로나19 국면을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공감대를 얻겠는가.”
김 후보는 1986년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0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첫 금배지를 달았지만 2003년 탈당해 열린우리당에 합류했다. 그는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라면 이번 출마를 어떻게 평가했을까”라는 질문에 “김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도 ‘어려울 때 싸우는 게 장수(將帥)다’ 하셨을 거다”라고 답했다.
부산=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