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확산 비상...국내 집단감염 사례서 9명 확인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입국자들이 방역관계자들로부터 안내를 받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입국자들이 방역관계자들로부터 안내를 받고 있다. 뉴스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에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다수 확인됐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센 것으로 보고된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 발(發) 변이다. 3차 유행이 정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변이 집단 감염이 확인되면서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이후 코로나19 확진사례 248명을 분석한 결과, 20명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9명이 지역감염 사례다. 나머지 11명은 해외유입이다.

해외에서 온 첫 환자는 변이 아닌데… 

지역 감염 사례 9명은 기존 클러스터(감염집단)에서 나왔다. 모두 내국인이다. ①경기도 광주시 식품회사(2명·영국 발) ②경기도 김포시 일가족(3명·남아공 발) ③부산 북구 장례식장·울산 골프연습장(2명·영국) ④인천 서구 무역회사(1명·영국) ⑤경기도 여주시 제조업체(1명·영국)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다. 변이 바이러스 감염경로는 아직 파악 중이다.

이중 경기도 김포시 일가족의 경우 특이한 경우다. 최근 해외에서 입국한 첫 감염자는 변이 바이러스가 아니었다. 하지만 함께 사는 나머지 가족 3명에게서 남아공 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것이다. 방대본은 확진된 첫 환자의 지인을 상대로도 변이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다른 경로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직장이나 지인모임을 통해 최근 해외입국자 또는 기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와 만났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주시 식품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클러스터는 아직 집단감염이 진행 중이라 추가 변이 감염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연합뉴스

해외유입 사례 상당수 자가격리 중 확인 

해외유입 사례 11명은 현재 지역사회 내 전파 가능성은 작다. 2명은 공항 검역단계에서, 나머지 9명은 입국 후 자가격리 중 확진된 경우라서다. 10명은 영국 발, 한 명은 브라질 발 변이 바이러스로 각각 확인됐다.

8일 현재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182명이다. 지난해 10월부터 3781명의 코로나19 확진자의 전장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다. 영국 변이가 154명으로 가장 많고, 나머지는 남아공 변이 21명, 브라질 변이 7명이다.

지역사회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코로나19 상황은 현재 정체기로 분석된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번 달 6일까지 일주일간 하루 평균 국내발생 환자는 372명으로 직전 한 주 369명과 비슷했다. 1월 중순부터 7주간 매일 300~400명대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 확산은 자칫 4차 유행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수본은 행락철 이동량 증가와 변이 유입 여부 등으로 “코로나 4차 유행 언제든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 발생 확진자 수가 지난주에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정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변이 바이러스 등은 지역사회 확산의 위험요인이다. 해외에서 입국한 자가격리 대상자와 함께 사는 가족은 격리 해제 때까지 자가격리 생활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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