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왕들의 끊임없는 "생명나눔"

중앙일보

입력

"헌혈은 한여름 보양식보다 더 좋은 건강관리법입니다"

'감염 혈액' 유통 등으로 헌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00여 차례 이상 헌혈 경험을 가진 '헌혈왕'들이 꿋꿋이 '생명 나눔'을 실천하고 있어 화제다.

적십자 혈액원 봉사회 회원들은 28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지하상가 헌혈의 집을 찾아 소중한 혈액을 또 한번 기증했다.

1992년 7월 생긴 봉사회에는 현재 3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20여년간 431차례나 헌혈해 이미 '유명인사'가 된 손홍식(54)씨를 비롯, 강영선(48.245회), 김성태(39.224회), 나덕주(45.봉사회 회장.218회)씨 등은 200회 이상 소중한 피를 병상의 환자들에게 제공했다.

이밖에 구홍덕(46.189회), 박영일(49.185회), 송화태(45.161회)씨 등 100회 이상 헌혈한 회원도 10명을 넘는다.

회원 10명의 헌혈횟수만 2천34회로 한 번에 500㎖ 안팎의 혈액을 기증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헌혈량은 몸무게 60㎏의 성인 211명의 체내 혈액량을 넘어선다.

공무원, 학원강사, 구두 미화원, 대학교 직원 등 직업도, 연령도 다양한 이들은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하나다.

헌혈왕들은 개별적으로 2주에 한 번 헌혈을 하는 것은 물론 짝수달 2번째 주 금요일이면 모임을 갖고 광주지역 헌혈의 집을 돌며 헌혈을 해 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비인가 복지시설을 찾아 청소, 공연, 이.미용 서비스 등 봉사활동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10년전 오늘 신장을 기증한 경험이 있어 '7월 28일'이 더욱 뜻깊게 느껴진다는 손홍식씨는 "사랑을 나누는 것도 결국은 건강한 사람의 특권"이라며 "한여름 건강을 지키기 위해 보양식을 먹는것보다 더 보람있고 효과적인 건강관리법이 바로 헌혈"이라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