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10쌍 중 7쌍 "신혼집 마련에 부모 지원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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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 10쌍 중 7쌍은 신혼집 마련에 부모 지원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 px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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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신혼부부 주거자금 조달방식과 부모 지원의 젠더-계층적 성격' 연구(최선영·오신휘·박종서)에 따르면 최근 7년 이내(2012년 8월∼2019년 7월) 결혼한 1779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10가구 중 7가구는 신혼집 마련에 부모지원을 받았다.

나머지 3가구는 양쪽 부모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 이때 남성 측 부모가 지원하지 않은 경우는 42.3%, 여성 측은 79.0%이었다.

신혼집을 구하는데 든 비용은 평균 1억9500여만원(2015년 가격으로 환산)이었다. 자가는 2억6244만원, 전세보증금은 1억8048만원, 월세 보증금은 5239만원이 평균이었다.

이중 신혼부부가 직접 모은 자기 자금은 6716만원이었고, 부모 지원은 7616만원으로 더 많았다. 대출금은 4960만원이었다.

그러나 이는 평균값일 뿐, 실상을 들여다보면 계층 수준에 따른 부모 지원 편차가 매우 컸다. 전혀 지원이 없는 경우가 다수(42.3%)였고, ‘9000만원 이상 1억2000만원 미만을 지원’하는 경우가 9.7%, ‘1억2000만원 이상’이 14.2%였다. 약 1억원 이상을 집값으로 지원한 부모가 전체의 약 25%를 차지했다. 반면 부인측 부모 중 9000만원 이상 고액을 집값에 보탠 경우는 약 6%에 그쳤다.

연구원은 “부부 10쌍 중 7쌍이 부모에게 지원받았다는 사실은 한국사회에서 결혼을 통한 주거 독립과정이 여전히 사적 자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상위계층이 부모세대의 부를 자녀세대로 대물림하기 위한 수단으로 결혼 주거자금을 증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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