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체제 그만?" 질문에, 오세훈 O 나경원 X 눌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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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합동토론회에서 '김종인 체제를 이제 그만 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동의를 뜻하는 O를, 나경원 전 의원은 반대를 뜻하는 'X'를 눌렀다. 중앙포토

1일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합동토론회에서 '김종인 체제를 이제 그만 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동의를 뜻하는 O를, 나경원 전 의원은 반대를 뜻하는 'X'를 눌렀다. 중앙포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지속하느냐를 놓고 1일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4인 합동 토론에서다.

여론조사 경선을 앞둔 이날 마지막 토론회에서 사회자는 “김 위원장이 4월 7일 재·보선 전에 사라질 수 있다고 했는데, 김종인 체제를 이제 그만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느냐”고 후보들에게 질문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7 재·보선 전에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한 걸 염두에 둔 질문이었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 뒤인 지난달 28일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로 (야권 후보가) 단일화된다고 해서 사라진다고 이야기한 적은 없다. 국민의힘 후보가 단일 후보가 안 된다는 걸 상상해본 적 없다”고 부연하긴 했지만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의 거취 문제가 회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질문이 나오자 오 전 시장은 사회자의 질문에 네 후보 중 유일하게 동의를 뜻하는 ‘O’를 택했다. 오 전 시장은 “김 위원장이 지금껏 정말 많이 수고했고, 당의 중도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는 저의 입장에서 (김 위원장에) 고맙게 생각한다”면서도 “불행하게도 외부에서 들어와서 그런 일을 했기 때문에, 우리 당의 본질적인 변화로 국민에게 전달이 안 됐다”고 했다. 그런 뒤 “(향후) 우리 당 대표를 내부에서 뽑아, 진정으로 보수를 지키고 중도까지 진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중도 외연 확장을 내부적이고 자체적인 힘으로 이뤄내야 국민 신뢰를 더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오신환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함께 ‘X’를 선택했다. 다만 X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조 구청장이 대표로 발언권을 얻어 나 전 의원은 따로 이유를 설명하진 않았다. 조 구청장은 “당이 똘똘 뭉쳐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데, 전쟁 중에 장수를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과 나 전 의원은 안 대표와의 단일화,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권 도전 필요성에 대해선 모두 동의의 뜻을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안 대표와의 단일화에 대해 “반(反)문재인으로 정권을 심판해달라는 정서를 묶어내지 않으면 승리가 어렵다”고 말했고, 오 전 시장은 “민주당 후보를 꺾고 서울을 탈환해야 다음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 단일화로 승리 확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윤 총장의 대권 도전론에 대해선 “현직 검찰총장에게 대권 출마를 하라는 건 조금 조심스럽지만, (윤 총장이) 문재인 정권의 탄압에 가장 맞섰다”며 “정권에 저항한 대표적 인물로 도전 자격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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