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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언론과 손잡은 MS, 디지털 공짜뉴스 없애기 돕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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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페이스북이 23일 호주 정부와 뉴스 사용료 지급 개정안에 합의하고 뉴스 공유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호주 정부의 뉴스 사용료와 관련한 미디어 법안 추진에 불만을 품고 5일 전 호주 내 뉴스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 배경에는 호주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뉴스 미디어 협상 법안’이 자리 잡고 있다. 뉴스가 검색되거나, 업로드될 경우 페이스북·구글 등 빅 테크가 해당 미디어에 사용료를 내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법이 발효하면 빅 테크는 90일 이내에 미디어와 협상을 마쳐야 하며, 협상이 결렬되면 정부가 개입해 중재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 합의로 호주에서 페이스북의 뉴스 서비스는 수일 안에 재개될 것이라고 현지 일간지인 디오스트레일리언이 전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호주 정부가 앞으로 페이스북이 강제 협상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뉴스 제공 결정권을 인정했다”며 “호주와 세계의 저널리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빅테크에 뉴스 사용료 부과 지지 #구글·페북에 돈 물릴수 있게 지원 #페북, 호주와 사용료 지급 타협

앞서 22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뉴스 사용료를 부과하는 법적 장치 마련을 위해 유럽 언론 대표 단체들과 협력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구글·페이스북 등 ‘빅 테크’를 상대로 뉴스 사용료를 받겠다고 나선 미디어 업계를 MS가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MS와 유럽 미디어 업계의 연합은 유럽연합(EU)의 의회인 유럽의회(EP)가 빅 테크에 뉴스 사용료를 물리는 법안을 논의하기로 하면서 나왔다. FT는 “MS-미디어 업계의 비공식 연합에 유럽출판사협회(EPC), 뉴스미디어유럽(NME) 등 미디어 단체들이 포함되면서 수천 개의 미디어를 대표하게 됐다”고 전했다. 빅 테크와의 공방전에서 IT업계 거물인 MS를 우군으로 확보한 유럽 미디어 산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EPC의 크리스티안 반 틸로 회장은 “우리 콘텐트가 검색 엔진과 소셜 네트워크 사업에 가져다주는 가치를 MS가 인정한 것”이라며 환영했다. MS의 캐스퍼 클링어 부사장은 “민주주의가 전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질 높은 뉴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FT는 MS와 유럽 미디어들이 호주식 중재 시스템을 면밀히 검토해 유럽의회가 논의 과정에서 반영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글은 법안이 통과되면 철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만,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는 “(구글이 철수하면) MS의 검색엔진인 빙(Bing)을 쓰면 된다”고 응수했다. 호주 정부의 압박 속에 구글은 최근 ‘미디어 황제’로 불리는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과 3년간 뉴스 사용료를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정영교·석경민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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