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서 뛰놀면 아토피 피부염 잘 안걸려

중앙일보

입력

"아토피 피부염만큼 민간요법이 판치는 질병도 드물 것입니다. 제 환자 중엔 허브나 약초, 동종요법은 물론 피부 각질을 갉아먹는 식인 물고기가 사는 터키의 온천까지 다녀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최근 제주에서 열린 대한피부과학회 춘계 학술대회 강연을 위해 내한한 독일 드레스덴의대의 미하엘 모이어(소아피부과)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이 난치병임을 시인했다. 병원 치료가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묘방을 찾아 헤맨다는 것.

그러나 최근 엘리델 연고를 비롯한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엘리델 연고는 스위스의 다국적 제약회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아토피 피부염 최신 치료제다. 우리나라에서는 식의약청의 공인을 거쳐 이달부터 시판되고 있다. 모이어 교수는 이 약품의 임상시험을 주도했다.

모이어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의 핵심은 초기부터 가려움증을 억제하는 것"이라며 "엘리델은 바른 지 이틀 만에 가려움증을 현저하게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엘리델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그는 "아토피 피부염은 어릴 때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나는 순서가 아토피 피부염으로 시작해 비염.천식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그는 "난방시설을 잘 갖춘 위생적 환경에서 자란 어린이일수록 아토피 피부염에 잘 걸린다"고 말했다.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면 흙이나 풀, 동물 등 외부 자연과 접촉할 기회를 잃게 되고 이것이 피부를 과민한 알레르기 체질로 만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아토피 피부염 예방을 위해선 어머니들이 자녀가 적당히 더러워지는 것을 눈감아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란 흰자, 땅콩과 호두 등 견과류, 굴과 게를 포함한 생선 등은 아토피 체질을 만들 수 있으므로 유아에겐 권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우유의 경우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실보다 득이 훨씬 많기 때문에 일부러 삼갈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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