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은성탄광' 아시나요…"광부 선배 일컫는 '선산부'도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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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탄광 갱도 내에 접목된 디지털 콘텐트 영상. [사진 문경시]

은성탄광 갱도 내에 접목된 디지털 콘텐트 영상. [사진 문경시]

탄광에 들어가 땀 흘려 석탄을 캐던 광부의 삶을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는 이른바 ‘디지털 탄광’이 문을 연다. 실제 석탄을 캐던 폐광 갱도에 디지털 콘텐트를 접목한 문경 '은성탄광'이다. 은성탄광은 일제강점기 시절이던 지난 1938년 개발돼 갱도가 지하로 400㎞까지 뚫린 곳이다. 1994년 7월 폐광 전까지 4300여명의 광부가 일했다.

11일부터 시범 운영 시작, 설 당일에도 문 열어

은성탄광 갱도 내에 접목된 디지털 콘텐트 영상. [사진 문경시]

은성탄광 갱도 내에 접목된 디지털 콘텐트 영상. [사진 문경시]

경북 문경시는 10일 "8억6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옛 은성탄광에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고해상도 영상, 홀로그램, 외벽영상(미디어파사드) 등 디지털 콘텐트를 접목해 오는 11일부터 체험형 디지털 시설로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은성탄광은 폐광 후 문경석탄박물관이 문을 열면서 석탄산업과 역사를 배우는 전시 공간으로만 운영됐다.

디지털 은성탄광은 경사가 가파른 지하 갱도 진입 바로 전 구간인 수평 구간 갱도 240m(폭 4.5m, 높이 2.5m)를 대상으로 한다. 이곳에 7개 디지털 콘텐트를 접목해 광부의 삶을 전한다.

관람객들은 갱도에 진입하면 처음으로 선배 광부를 영상으로 만난다. 설치된 모니터에 광부가 나타나 “전 광부 선배입니다. 광부는 선배를 '선산부'라고 부릅니다. 따라오세요”라며 안내를 시작한다. 갱도로 더 들어가면 벽면에 1960년대 석탄 산업 활황기와 석탄 생성 과정이 '인포그래픽'으로 화려하게 연출된다.

은성탄광 갱도 내에 접목된 디지털 콘텐트 영상. [사진 문경시]

은성탄광 갱도 내에 접목된 디지털 콘텐트 영상. [사진 문경시]

이어 지하로 이어지는 갱도 입구인 출입금지 철책 앞에 서면, 외벽영상과 홀로그램으로 7명의 광부가 눈앞에 등장한다. 뮤지컬 공연을 하듯 일상 대화를 나눈다. 디지털로 갱도 발파 체험도 할 수 있다. 실제 발파기를 누르면, 혼합현실, 가상현실로 구현한 폭발이 눈앞에서 일어난다.

어두운 갱도에서 동료 광부가 "불 좀 켜줘"라고 말하면 직접 라이트를 주워 불을 비춰주는 체험도 가능하다. 이 역시 디지털로 구현한 영상이다. 갱도를 지나치다 보면 홀로그램으로 구현한 광부가 나타나 “가스검출 기계가 나오기 전 은성탄광 광부들은 갱도의 가스검출 사실을 알기 위해 애완용 새인 '카나리아'와 함께 갱도에 들어갔다”"는 재밌는 이야기도 들려준다.

디지털 은성탄광은 설날(12일)에도 문을 연다. 정식 개관은 3월이다.

문경=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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