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주범 '레지스틴'이 당뇨병 유발"

중앙일보

입력

비만세포에서 생산되는 호르몬의 일종인 '레지스틴'이 당뇨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 밝혀냈다.

서울대병원 당뇨.내분비질환 유전체연구센터 연구팀(박경수.조영민.이홍규 교수)은 ㈜코메드 생명과학연구소(소장 윤병수)와 공동 연구 끝에, 비만을 유발하는 '레지스틴'이 핏속에 분비돼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함으로써 혈당이 상승하고, 결국 당뇨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당뇨병으로 치료 중인 환자 200명과 정상인 200명의 혈중 레지스틴을 측정 비교한 결과, 당뇨병 환자의 레지스틴 농도(평균 3.2ng/ml)가 정상인(1.7ng/ml)의 1.9배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레지스틴 유전자의 402번째 염기가 '시토신'에서 '구아닌'으로 바뀌는 경우 혈중 레지스틴 농도가 높아진다는 사실도 밝혀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미국 반더빌트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체내 'UCP2'와 'PPAR 감마'라는 2개의 유전자가 당뇨병 발병을 막는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팀은 정상인의 경우 133명 중 55명(41%)에게서 이들 두 유전자의 조합이 발견됐으나, 당뇨병 환자는 504명 중 147명(29%)에서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내분비분야 권위지인 임상내분비대사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1월호에 실렸으며, 당뇨병학지(Diabetologia)에도 2편의 논문으로 각각 게재될 예정이다.

조영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의 유전적 요인을 밝히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유전자 간 상호작용을 통해 질병의 발병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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