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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예금의 변신…목표 환율 되면 자동해지, 1달러 투자도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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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외화 예금이 진화하고 있다. 투자자가 원하는 환율 수준을 달성하면 자동으로 해지되는 상품도 등장했다. 소액 투자가 가능한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입 한달 지나면 수수료 면제도 #소액·비대면 가능해 젊은층 선호

3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우리·신한·KB국민·하나·NH농협)의 지난달 달러 예금 잔액은 503억 달러였다. 지난해 9월(479억 달러) 이후 넉 달간 24억 달러(5%) 증가했다. 한동안 달러 약세,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자 원화를 달러로 바꿔 예금에 넣어두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원화 가치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원화 가치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2.8원 상승(환율은 하락)한 달러당 1114.9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전후로 상승세로 돌아섰던 원화가치는 지난달 4일( 달러당 1082.1원)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자동 해지 기능을 포함한 ‘KB TWO테크외화정기예금’을 지난 2일 선보였다. 고객이 가입할 때 지정한 환율 수준을 넘어가면 자동으로 해지한 뒤 원화로 환전하는 상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환차익 등을 노려 외화 정기예금을 원하는 투자자를 겨냥해 상품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일달러 외화적금’을 출시했다. 가입 기간인 6개월 동안 매달 1000달러까지 자유롭게 납입하는 적금 상품이다. 고객이 원하면 1달러도 적금할 수 있다. 가입 후 한 달이 지나면 외화를 현금으로 찾을 때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 상품은 출시 한 달 만에 계좌 수가 1만 개를 넘어섰다. 지난 1일 기준 계좌 수는 5만8300개를 기록했다.

신지숙 하나은행 미래금융사업부 차장은 “소액·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어서 젊은 층에 인기가 있다”며 “최근에 환테크 목적으로 중·장년층의 가입도 많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0월 원화와 외화 적금 상품을 묶은 ‘NH 주거래 우대 외화 적립예금’을 출시했다. 기존 ‘NH 주거래 우대 적금’에 가입한 고객이 외화 예금 상품(NH 주거래 우대 외화적립예금)에 가입하면 각각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개인이 보유한 달러 예금을 177억8000만 달러로 집계했다. 지난해 1월(153억5000만 달러)보다 15.8% 늘었다. 다만 원화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해 달러를 사뒀다가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환차손을 볼 수도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단기 환차익을 노리기 위한 외화 상품은 단기적인 환율 변동성 등의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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