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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성기를 아느냐

중앙일보

입력

"얘, 아기 나오는 구멍이랑 소변 나오는 구멍이랑 따로따로였니?"

얼마 전 친구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아이를 둘씩이나 낳은 여인이 이렇게 기초적인 질문을 할 줄이야. 내용인즉슨 아이들 학교 어머니 모임에 갔다가 여성의 성기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가 창피를 당했던 모양이다.


하긴 이렇게 자신의 몸에 대해 무지한 채로 사는 게 비단 내 친구뿐이랴. 여성은 몸, 특히 성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무관심해야 한다고 은근히 강요받는 게 우리 사회 아니던가.

◇ 음부(陰部).

여성의 성기를 가리키는 이 말은 왠지 축축하고 은밀하고 부끄러운 냄새를 풍긴다. 많은 여성들이 성기에 대해 별로 알고 싶어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런 느낌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이 여성일 수 있는, 즉 남성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이 성기의 위치와 모양과 기능에서 비롯되는 고유성이다. 14세가 넘은 여성이라면 한번쯤 자신의 성기에 대해 탐구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 14세 이상 여성은 자신의 성기를 탐구하라!

스무 살이 넘도록 무관심하게 방치해 둔 내 몸의 성기. 나의 소중한 성기를 언제까지 그늘 속에만 감춰둘 셈인가? 성기도 손과 발, 얼굴처럼 내 몸의 소중한 부분이다. 지금 당장 손거울로 아래를 비춰보자.


여성의 성기는 크게 외성기(外性器)와 내성기(內性器)로 나눠져 있다. 외성기는 눈에 보이는 부분이고, 내성기는 몸 안에 숨어 있는 부분이다.

외성기 중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치구(恥丘) 살집이 두둑하고 까만 음모로 덮여 있는 이 부분은 보통 성교할 때 범퍼 역할을 한다. 이 치구가 없다면 성교가 아랫도리 대 아랫도리의 정면충돌이 되고 말 것이다.

치구 아래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대음순(大陰脣)과 소음순(小陰脣)이 보인다. 라틴어의 '커다란 바깥 입술(labia magora)' '작은 인쪽 입술(labia minora)'을 그대로 옮겨 놓은 용어이다.

대음순은 외성기의 바깥 주변을 이루고 있는 두툼한 피부조직으로 둥근 언덕이 양쪽으로 갈라져 있는 모양이다. 그 대음순 안쪽에 있는 양 갈래 얇은 주름이 소음순.

아주 예민한 곳이라서 자극을 받으면 부풀어오르고 색깔도 더 짙어진다. 그 소음순이 위쪽으로 만나는 지점에 음핵(陰核, 클리토리스)이 있다.

음핵이라고 하면 좀 낯설어할 수도 있겠지만, '클리토리스'라고 하면 '아!'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여성의 성적쾌감을 얘기할 때 항상 등장하는 던어가 바로 이 클리토리스니까.

음핵은 완두콩만한 크기의 작은 돌기인데 원래 남성의 페니스와 같은 조직으로부터 생겨난 것이다. 남성의 쾌감이 페니스에 몰려 있는 것처럼, 여성의 음핵도 쾌락을 느끼기 위해 만들어진 부위다.

음핵에는 신경 세포가 많이 모여 있어 성욕을 느끼거나 흥분하면 조금 커진다. 음핵은 아주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저 혼자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모자를 쓰고 있다. 이 부위를 음핵 덮개 혹은 포피(prepucd)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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