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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백신 산 나라들 뒤늦은 후회 "효능 그때그때 다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이 '코로나19 백신 외교'에 나섰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투명한 정보, 안전성·효능 논란, 배송 지연 등에 오히려 불신감만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브라질 아마조나스 주 타바팅가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월 브라질 아마조나스 주 타바팅가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중국 국영 제약사인 시노팜과 시노백의 백신을 구매한 나라는 최소 24개국이다. 중국은 부국들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선점하자 아시아·아프리카· 중동 지역에 접근해 백신 수출을 제안했다. 서구 제약사의 백신을 구하지 못한 이들 국가는 급한 마음에 중국 제약사와 계약을 했다. 그러나 문제는 뒷감당이었다.

들쭉날쭉 효능…정보 미공개에 불신 커져

중국산 백신 불신에 불을 지핀 건 효능 논란이었다. 당초 개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보다 효과가 전반적으로 떨어진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다.

중국 국영 제약회사인 시노팜의 백신 제조 공장. [AP=연합뉴스]

중국 국영 제약회사인 시노팜의 백신 제조 공장. [AP=연합뉴스]

여기에 임상시험 결과가 나라마다 들쭉날쭉하다는 보고까지 나오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시노백 백신의 경우 터키 내 임상시험에서 91%였던 효능이 인도네시아 68%, 브라질 50%까지 내려갔다. 시노팜 역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86%의 효능을 보였지만, 자체 임상시험에서는 평균 효능 79%로 더 낮게 나왔다.

이런 결과에 백신 구매국들은 혼란에 빠졌다. 필리핀에서는 정부가 충분한 검증 없이 성급하게 백신을 사들였다는 비판이 일었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경우에만 사용을 승인하겠다"며 불만 여론을 진화하고 나섰다.

터키·브라질에선 배송 지연…중국 "국내 수요 급증"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임상결과마다 다른 중국산 백신 효과를 조롱하기도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임상결과마다 다른 중국산 백신 효과를 조롱하기도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나마 백신이 제때 도착하지도 않았다. 터키와 브라질은 중국에서 백신과 원료 공급이 늦어지면서 접종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터키 정부는 지난해 12월까지 시노백 백신 1000만 회분을 받기로 했지만, 이달 초까지 확보한 물량은 300만 회분에 그쳤다. 브라질도 애타기는 마찬가지다. 원료를 받아 자국 공장에서 백신을 제조하기로 했지만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에두아르도 파수엘로 브라질 보건부 장관은 "중국이 백신 원료 수출을 위한 서류 처리를 미적거리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결국 브라질은 최근 인도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0만 회분을 사들였다.

지난 25일 중국에서 출발한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이 터키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했다. [AP=연합뉴스]

지난 25일 중국에서 출발한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이 터키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했다. [AP=연합뉴스]

앞서 중국은 올해 안에 최대 20억 회분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최근엔 입장이 바꿨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도 백신이 많이 필요하다"면서 "국내 수요를 맞추면서 수출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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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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