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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만 73개, 시노팜 백신 위험" 中전문가 글에 中 발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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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신뢰 부족을 낳고 있는 중국산 백신에 대한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산 백신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던 중국 전문가가 자신의 말이 왜곡됐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그의 말을 볼 때 의문은 더 증폭되기 때문이다.

중국 백신 전문가 타오리나가 밝힌 시노팜 부작용 #미각 상실, 고혈압, 요실금 등 무려 73가지에 달해 #인류 백신 200년 역사상 가장 위험하다고 주장 #근거는 시노팜 백신 설명서에 따른 것으로 밝혀져 #중국은 설명서를 외국인에 보여주지 말라 지시

중국 백신 전문가 타오리나는 자신이 시노팜 백신을 세계에서 가장 불안전한 백신이라고 말한 건 백신 설명서에 따른 것이라며 설명서가 문제라는 주장을 펼쳤다. [중국 웨이보 캡처]

중국 백신 전문가 타오리나는 자신이 시노팜 백신을 세계에서 가장 불안전한 백신이라고 말한 건 백신 설명서에 따른 것이라며 설명서가 문제라는 주장을 펼쳤다. [중국 웨이보 캡처]

중국 상하이(上海)의 백신 전문가인 타오리나(陶黎納)는 지난 6일 자신의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에 “중국의 시노팜(國藥集團) 백신이 73가지 부작용을 갖고 있다”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불안전한 백신”이라는 깜짝 놀랄 만한 글을 올렸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시노팜 백신의 일반 대중에 대한 접종을 무료로 실시하는 가운데 나온 말로 커다란 충격을 줬다. 타오리나의 주장은 시노팜 백신의 설명서에 근거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산 백신을 승인하고 무료 접종에 나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산 백신을 승인하고 무료 접종에 나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설명서에선 백신의 부작용으로 73가지를 열거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보이는 부작용인 통증과 두통 외 고혈압이나 시력 감퇴, 미각 상실, 요실금 같은 엄중한 부작용도 있다고 타오리나는 밝혔다.
타오는 “설명서를 본 뒤 (놀라서) 호흡을 가다듬어야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글에 비난이 쏟아지자 타오는 이튿날인 7일 사과하며 해명에 나섰다. “저의 신중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 많은 네티즌과 전국 인민에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지난달 26일 1차 접종을 했지만, 국부적인 통증과 같은 조그마한 부작용도 없다며 중국산 백신이 외국 백신보다 더 낫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분명히 설명서가 잘못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오리나가 밝힌 시노팜 백신의 부작용. 이는 백신 설명서에 따른 것으로 무려 73가지나 돼 커다란 충격을 안기고 있다. [중국 웨이보 캡처]

타오리나가 밝힌 시노팜 백신의 부작용. 이는 백신 설명서에 따른 것으로 무려 73가지나 돼 커다란 충격을 안기고 있다. [중국 웨이보 캡처]

타오에 따르면 설명서에는 73종의 불량 반응을 예시하고 있는데 여기엔 인류의 200년 백신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엄중한 부작용인 미각 상실, 고혈압, 요실금 등을 적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타오리나가 사과는 했지만, 그의 이전 주장은 시노팜 백신 설명서에 따른 것이어서 타오가 도대체 무얼 잘못했는지 모를 형편이다. 중국 내 비난이 쏟아지니 서방 언론이 자신의 말을 왜곡해 보도하고 있다며 그냥 사과부터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팡싱훠 베이징 질병통제센터 부주임은 지난 6일 중국산 백신의 부작용과 관련해 대다수 사람은 접종 후 불량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의 팡싱훠 베이징 질병통제센터 부주임은 지난 6일 중국산 백신의 부작용과 관련해 대다수 사람은 접종 후 불량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부작용과 관련해 지난 6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질문이 나왔으나 팡싱훠(龐星火) 베이징 질병통제센터 부주임은 백신의 정확한 임상 통계는 밝히지 않은 채 애매한 답변으로 그쳤다.
팡 부주임은 “대다수 사람은 접종 후 불량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자주 보이는 불량 반응은 두통과 발열, 기침, 식욕부진, 구토, 설사” 등이 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설명했다.

중국 백신 전문가 타오리나가 7일 자신의 웨이보에 올린 사과와 해명의 글. 그는 앞서 중국의 시노팜 백신이 부작용만 73가지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백신이라고 말해 파문을 던졌다. [중국 웨이보 캡처]

중국 백신 전문가 타오리나가 7일 자신의 웨이보에 올린 사과와 해명의 글. 그는 앞서 중국의 시노팜 백신이 부작용만 73가지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백신이라고 말해 파문을 던졌다. [중국 웨이보 캡처]

한편 홍콩 명보(明報)는 지난 8일 실제 중국산 백신을 접종한 사람에게 부작용 여부를 물으니 근육 통증과 상당한 피로감을 느낀다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주목할 건 백신을 맞은 사람이 백신 설명서의 대외 유출을 금지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점이다.
의사는 백신 접종을 한 뒤 설명서는 “국내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지만, 외국인에게 보여줘선 안 된다”며 “왜냐하면 현재 그들이 우리의 데이터를 수집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백신 개발은 과학에 근거한 것이다. 한데 그 신뢰의 바탕이 되는 데이터와 부작용 등에 대해 중국이 감추는 모습으로 일관하며 중국산 백신의 효능에 대한 의심을 더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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