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봄날 같은 서울시 만들 것” 출마 선언…키워드는 ‘디지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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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마친 뒤 화상으로 참석한 시민들에게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박 전 장관은 “코로나19의 어려움을 이겨내면 서울시민의 삶이 바뀌는 대전환을 이룰 수 있다”며 “봄날 같은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사진기자협회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마친 뒤 화상으로 참석한 시민들에게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박 전 장관은 “코로나19의 어려움을 이겨내면 서울시민의 삶이 바뀌는 대전환을 이룰 수 있다”며 “봄날 같은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사진기자협회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이 26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1년·2018년에 이은 세번째 출사표다. 지난달 14일 우상호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이후 45일 만에 민주당의 경선을 성립시킬 두 번째 후보가 나선 것이다.

출마선언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시민보고’ 라는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박 전 장관은 “지금부터 서울시민과 함께 엄중한 코로나의 겨울을 건너 새로운 서울의 봄으로 가는 여정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는 별도의 청중 없이 유튜브·페이스북 등을 통한 비대면 중계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형 스크린이 놓인 무대에서 15분 여 브리핑한 박 전 장관은 화상으로 접속한 시민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서울시에 필요한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봄날 같은 시장’”이라고 말한 박 전 장관은 ‘우리를 죽이지 못한 것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니체의 말을 인용하며 “코로나19의 어려움을 이겨내면 서울시민의 삶이 바뀌는 대전환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이 이날 밝힌 ‘서울시 대전환’ 구상에는 중기벤처부 장관 출신 답게 '디지털''플랫폼''스마트' 등의 키워드들이 반복 등장했다.

하위 카테고리 중에 가장 많은 시간은 ‘21분 컴팩트 도시’ 정책에 할애했다. 서울 어디서든 주거지·일터·여가시설 등이 시간 거리로 21분 내에 해결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뻗어나가는 도로를 지하화해 지상에는 공원과 스마트팜, 1인 가구텔 등을 조성해 먹거리와 주거 문제를 해결하자는 프로젝트를 그 예로 제시했다. 박 전 장관은 이런 구상이 적용된 여의도 조감도를 화면에 띄운 뒤 “서울을 여의도와 같은 21개의 컴팩트 앵커로 구성된 ‘다핵분산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이 지난해 중기부에서부터 추진했던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 구상도 정책 공약으로 이어갔다.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비대면 온라인 소비 패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스마트 상점을 확대하고, 서울시 곳곳에 글로벌 혁신창업벤처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방과 후 교육과 돌봄을 플랫폼형으로 바꾸겠다”는 구상도 여기에 포함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도 기본주택 토론회에 앞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도 기본주택 토론회에 앞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한편 양자대결의 상대방인 우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오늘은 박영선 후보의 날이기 때문에 공개일정을 잡지 않았다”며 “아름다운 경쟁으로 당을 살리고 승리의 발판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적었다. 전날 공개했던 3개 이상의 일정을 취소하거나 조정했다.

민주당은 오는 27~29일 예비후보 신청을 받은 뒤 다음 달 2~4일 지역별 단수 공천 또는 경선 실시 여부를 정한다. 이후 다음 달 8일 경선 일정을 의결, 9~25일 경선 선거운동 기간을 가진 뒤 3월 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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