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긴급 재난문자 눌렀더니···"눈사람 만들자"는 구리시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경기도 구리시청이 폭설 대응을 위해 발송한 긴급 재난문자에 ‘눈사람 만들기’ 공모전 이벤트를 소개한 것을 두고 네티즌 사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구리시는 17일 오후 3시 25분께 시민들에게 "내일(18일) 새벽 대설이 예상됨에 따라 폭설 시 구리시민과 단체, 모임은 제설작업에 모두 참여해요"라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보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9시께 "코로나19로 답답하신데 밖으로 눈 쓸러 나오세요. 공무원은 제설작업! 구리 시민은 눈사람 만들기 등 함께해요!"라는 재난문자를 재차 발송했다.

구리시는 두 차례의 재난문자에 링크도 첨부했는데, 첨부된 링크에 접속하면 '눈 쓸고 눈 작품 만들기 공모전'을 소개하는 구리시 블로그로 연결된다.

[사진 경기 구리시청 블로그]

구리시는 블로그를 통해 "우리 동네 눈은 우리가 치우고! 겨울이 가기 전에 가족과 눈사람을 만들며 겨울을 만끽하시라"며 "멋지게 만든 눈사람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주시면 30명을 추첨해 1만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보내드린다"고 했다.

해당 문자를 받아든 구리시민들은 “긴급 재난문자 성격에 맞지 않는 듯 ” “재난문자를 통해 공모전을 홍보하는 것 아니냐” “긴급상황인 줄 알고 봤더니 눈사람 만들기 이벤트가 나와서 당황스러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인데 모여서 눈사람 만들라고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제설작업에 동참하자는 것을 이벤트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이해했다” “긴급 재난문자라고 해서 굳이 딱딱해야만 하나” 등의 의견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구리시 관계자는 JTBC에 “코로나19 사태로 시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보낸 것”이라며 “좋은 취지로 안내 문자를 보낸 건데 문장 자체가 짧아 의미 전달이 잘 안 됐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