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백신개발 임박

중앙일보

입력

미국에서 지난해 284명을 사망시킨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와 같은 족(族)에 속하는 쿤진 바이러스(KUN)가 호주에서 발견됐으며 이는 나일 바이러스 백신개발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호주 과학자들이 밝혔다.

과학자들은 이번 주 발간된 미국 '국가과학원' 회보에 실린 연구 논문을 인용, 쿤진 바이러스를 백신으로 사용하여 실험용 쥐들에 주사한 결과, 쥐들은 유전자 배열이 유사한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의 뉴욕 변종이 일으키는 질병에 걸리지 않고 아주 드물게 가벼운 증상들만 보였다고 밝혔다.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는 지난 99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후 급속히 번지고 있으며 올해도 8월에 다시 등장, 현재 20개주에서 197건이 발생해 5명이 사망했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밝혔다.

과학자들은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에 저항하는 쿤진 바이러스의 보호적 효과들을 입증하기 위해, 약화된 쿤진 바이러스의 변종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양의 쿤진 바이러스 DNA들을 백신으로 만들어 쥐들에 주입했다.

호주 브리스베인 소재 퀸즐랜드 대학의 로이 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백신을 주입한 지 19일만에 쥐들의 혈청내에 쿤진 바이러스와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에 저항하는 항체들이 포함돼 있음을 발견해냈다.

쥐들은 아주 작은 양의 쿤진 바이러스의 DNA를 주입받았는데도, 치명적인 양의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를 투입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더 많은 실험들이 필요하지만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쿤진 바이러스가 사람과 말의 백신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쿤진 바이러스는 '플라비바이러스'족의 하나로 호주와 태국에서 발견되는 뇌염 증상을 일으킨다.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는 같은 족에 속하며 때때로 치명적이며 감기 비슷한 증상들과 뇌염과 뇌막염을 일으킨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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