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받고도 연구 열정은 계속된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중소기업의 이름없는 연구원 신분으로 노벨 화학상을 받아 큰 화제를 불러 모았던 일본의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가 끝없는 연구 열정을 보여주고 있어 다시 한번 언론의 갈채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 암.당뇨 등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발견해내는 새로운 분석 방법을 개발해 지난달 30일자 미국의 과학 학술지 래피드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노벨상 수상 이후로는 첫 연구 성과다. 다나카가 근무 중인 시마즈(島津)제작소는 다나카가 개발한 이 연구 성과를 오는 10월께 제품화해 제약회사와 대학 연구소 등에 팔 계획이다.

이번에 다나카가 개발한 새로운 단백질 분석법은 질병에 걸렸을 때 환자의 혈액 안에 생기는 미세한 양의 단백질을 정확히 발견함으로써 질병을 조기 진단하는 방법으로, 치료약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나카는 단백질의 질량분석장치 개발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뒤에도 장치개발에 전념, 이번과 같은 훌륭한 연구결과를 가져왔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또 이번 연구개발에 따라 판매하게 될 진단시약 가격은 대략 16만엔(약 1백60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다나카는 지난해 노벨상 수상 이후 모교인 도호쿠(東北)대와 교토(京都)대 등 4개 대학에 객원교수로 임명됐고, 수십차례에 걸쳐 일반인 대상 강연회를 여는 등 최고의 인기를 누리면서도 '본업'인 연구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일본 언론들은 일에 인생을 걸어 최고가 된 그의 이야기를 다시 떠올리면서 출신과 직업의 귀천을 떠나 한 우물을 파는 '장인(匠人) 정신'의 표상이자 모범 답안이라고 그를 극찬했다.

한편 그가 일하는 시마즈제작소는 올해 3월 결산에서 매출이 전년도보다 6% 증가, 사상 최고인 2천42억엔(약 2조원)을 기록했다. 다나카가 개발한 질량분석 장치에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또 일본 정부 종합과학기술회의는 최근 대학이나 공공 연구기관에만 배분하던 '경쟁적 연구자금'을 민간기업 연구자에게도 나눠 주기로 결정했다. 다나카의 노벨상 수상과 그로 인해 촉발된 민간기업 연구자의 연구 붐을 국가경쟁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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