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팬데믹 속 작년 영업이익 29% 늘어 36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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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호 13면

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에도 활짝 웃었다. 8일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4분기 매출 61조원, 영업이익 9조원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2019년 4분기 실적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2019년 4분기 매출은 59조8800억원, 영업이익은 7조1600억원). 다만 증권가의 전망치(컨센서스)보다는 조금 낮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매출 61조2876억원, 영업이익 9조5438억원으로 전망했다.

4분기 매출 61조, 영업이익 9조 #반도체가 일등공신, 가전도 선방 #올해도 호황 예상 실적 전망 밝아 #주가 8만8800원으로 최고가 경신 #코스피 사상 최고치 3152.18 기록

지난해 삼성전자 연간 매출액은 236조2600억원으로, 2019년보다 2.5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9.46% 늘어난 35조9500억원이다. 실적 선방의 일등공신은 반도체다. 삼성전자가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인 D램, 낸드플래시가 실적을 주도했다. 지난해 전체 D램 시장 매출은 656억4300만 달러(약 71조4200억원)로 2019년 대비 5%가량 늘었다. 낸드플래시 매출도 568억8800만 달러(약 61조8900억원)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점유율은 최고 수준이다. D램 시장점유율은 42%, 낸드플래시도 34%에 이른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커진 데는 코로나19가 득이 됐다. 재택근무 확산, 비대면 인프라 구축 등에 따라 노트북과 스마트폰, 서버 등 메모리반도체가 필요한 제품의 수요가 늘어서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도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영업이익 가운데 50%를 반도체로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사람들이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면서 TV 등 가전 부문도 선방했다. 4분기 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스마트폰 등 IT·모바일(IM) 부문도 4분기에만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에만 스마트폰 6000만대를 출하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연말 마케팅비 증가로 실적이 다소 주춤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부문별 확정 실적은 이달 말 발표 예정이다.

실적 선방 소식에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7.12% 오른 8만8800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날 코스피 역시 사상 최고치인 3152.18로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전망도 괜찮다. 반도체·시장조사 업체 옴디아는 올해 세계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매출이 지난해보다 각각 23%, 14%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양적 규모로는 최대 호황기로 꼽히는 2018년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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