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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센터 안우재, 고희진 만나 날개 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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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안우재

안우재

흙 속의 진주였던가. 프로배구 삼성화재 초보 센터 안우재(27)가 같은 포지션 출신 고희진(41) 감독을 만나 날개를 폈다.

포지션 바꾼지 3년, 강서브 위력

올 시즌 V리그에서 서브가 가장 위력적인 팀은 삼성화재다. 신장호·김동영·정성규 등이 돌아가며 강서브를 꽂아 넣는다. 그중 핵심은 안우재다. 센터는 대개 스파이크 서브 대신 플로터 서브(공 아래쪽을 쳐 띄워서 넣는 목적 타 서브)를 넣는다. 안우재는 날카로운 스파이크 서브를 넣는다. 과거 윙 스파이커로 뛴 흔적이다.

안우재는 2015~16시즌 한국전력에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입단했다. 그는 17~18시즌 센터로 변신했다. 키(1m97㎝)도 작지 않은 데다, 센터가 필요한 팀 사정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삼성화재로 트레이드됐다. 그는 “이적은 처음이라 어리둥절했다. 나를 원해 데려간 거니까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생각처럼 기회의 땅이었다. 삼성화재가 젊은 선수 위주로 세대교체 중이었기 때문이다. 주전으로 출전한 첫 경기(12월 17일 KB손해보험전)에서 서브 4점 등 11점을 올렸다. 그다음우리카드전에서는 서브 4점, 블로킹 6점 등 개인 최다인 17점을 뽑았다. 5일 KB전에서도12득점 하며 팀의 4연패를 끊었다.

안우재의 서브 성공은 세트당 0.317개다. 최소 기준을 못 채워 순위표에서는 빠졌지만, 리그 전체 7위에 해당한다. 센터의 주 역할인 속공도 나쁘지 않다. 55.36%로 6위다. 고희진 감독은 안우재를 처음 데려왔을 때 ‘다시 레프트로 변신시킬까’도 생각했다. 그런데 고 감독이 보기에는 센터로 성공할 가능성이 엿보였다. 고 감독은 “(공격뿐 아니라 리시브도 해야 하는) 레프트 출신이라 그런지 센스가 있다. 무엇보다 센터가 강서브를 넣으면 팀이 강해진다. 안우재가 그 역할을 한다”고 칭찬했다.

고희진 감독이 안우재를 원한 건 성실하고 밝은 태도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매사 긍정적이고, 파이팅이 넘친다. 현역 시절 활기찬 세리머니로 팀 분위기를 띄웠던 고 감독 마음에 들 수밖에 없다. 고 감독은 “군 복무도 마쳤다. 지도자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부모님이 모두 배구선수를 했던 배구 집안이기도 하다.

부족한 부분도 있다. 센터 경력이 이제 고작 3년이니 당연하다. 다행인 건 고희진 감독이 센터 출신이라는 점이다. 고 감독은 “안우재는 앞으로 더 좋아질 선수다. 내가 터득한 모든 걸 알려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우재는 “포지션을 바꾸고 후회도 했지만, 지금은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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