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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알고도 방치" 비난 폭주…'정인아 미안해' 글 내린 홀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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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홀트아동복지회 인스타그램]

[사진 홀트아동복지회 인스타그램]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에 숨진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입양을 주선한 홀트아동복지회가 학대 정황을 파악하고도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인양을 추모하는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글을 삭제했다.

정인양의 입양기관인 홀트는 지난 5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챌린지 취지에 따라 끔찍한 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엄중한 처벌을 받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한 것이지만 해당 게시물이 사건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의견이 있어 게시물을 내린다”고 밝혔다.

앞서 홀트는 지난달 31일과 지난 2일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 정인양 사건을 다룬 SBS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안내와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참여 글을 게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홀트가 지난해 5월 정인양의 학대 사실을 파악하고도 이를 방치했다는 지적과 함께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홀트는 “앞으로 더욱 세심한 관리와 주의를 기울여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관련 글을 삭제했다.

이어 “홀트아동복지회는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경찰 수사와 ‘그알’ 인터뷰에 적극 협조했으며 전사적으로 진정서 제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정인양은 양모 장씨의 상습적인 폭행 및 학대 끝에 지난해 10월 13일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정인양이 입양된 후 3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부모에게 돌려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반복적인 학대에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양천경찰서와 홀트아동복지회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양부모와 담당 경찰관의 엄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등록됐다.

게시판에 등록된 ‘16개월 입양아 학대 살인사건가해자 부부의 신상공개와 살인죄 혐의 적용으로 아동학대의 강한 처벌 선례를 만들어달라’는 청원과 ‘아동학대 방조한 양천경찰서장 및 담당 경찰관의 파면을 요구’하는 청원은 각각 23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정인양이 안치된 경기 양평군 서종면의 어린이 전문 화초장지인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도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온·온프라인에서 애도 물결에 계속되고 있다.

한편 신고 처리와 감독 업무를 맡았던 경찰관들은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른 후 '경고' 등 징계를 받았고, 검찰은 장씨에게 아동학대치사와 유기·방임 죄 등을 적용해 구속기소 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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