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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정인아, 미안하고 미안하다…잘못 되풀이하지 않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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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를 찾은 추모객이 입양 후 양부모에게 장기간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가명)양을 위해 밥과 꽃다발을 놓고 있다. 뉴스1

4일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를 찾은 추모객이 입양 후 양부모에게 장기간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가명)양을 위해 밥과 꽃다발을 놓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어린 나이로 숨진 정인(가명)양의 참극에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5일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귀엽고 예쁜 미소의 정인이, 티 없이 맑고 환했던 정인이, 그 온몸이 검붉게 멍들어갈 때, 우리 어른들은 멀리 있었다”며 “정인이가 차디찬 응급실에서 마지막 눈을 감을 때, 그 작은 손을 잡아주지도 못했다”고 자책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수많은 정인이가 있었다”며 “그때마다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하겠노라 다짐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미안하고 미안하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노라, 부끄럽게 또 다짐한다”며 “잘못은 모두 뜯어고치고, 필요한 일은 더 촘촘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정인이가 하늘나라에서라도 사랑만 받으며 행복하길 빈다”고 전했다.

정인양은 지난해 10월 13일 온몸에 멍이 든 채로 양천구 목동 소재 한 병원의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부검결과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으로 나타나 서울 양천경찰서는 양모 장모씨, 양부 안모씨를 지난 11월 19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장씨에게 아동학대치사와 유기·방임 죄 등을 적용해 구속기소 했다.

정인양 입양 이후 지난해 5월과 6월, 9월 세 차례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있었지만 양천경찰서는 양부모의 말만 믿고 아이와 부모를 분리하지 않았다. 신고 처리와 감독 업무를 맡았던 경찰관들은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른 후 ‘경고’ 등 징계를 받았다.

정인이 사건은 지난 2일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 방영된 이후 국민적 분노를 자아냈다. 경찰에 비난이 쏟아지는 한편 양부모를 아동학대 치사죄가 아닌 살인죄로 기소하라는 여론이 들끓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 매우 안타깝다”며 입양 아동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5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사회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해 ‘정인이 사건’ 대책을 논의하고 정부의 아동학대 대책의 진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한편 일반 시민, 여야 국회의원, 유명 스타들은 정인이 사건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앞다퉈 동참하고 있다. 또 정인양의 장지에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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