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盧 과잉소통 말렸던 文, 습관돼 언론 멀리하는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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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중앙포토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중앙포토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3일 문재인 대통령이 언론 등과의 소통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에 대해 “민정수석 때 (언론을 직접 상대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을 말리는 역할을 주로 해서 습관이 된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던 인사로, 대표적 친노(親盧) 인사로 꼽힌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 때 노 대통령은 너무 소통 과잉이라 참모들이 많이 말렸다”며 “(노 전 대통령이) 춘추관 가서 한 말씀 하시려고 하는 것을 말리는 역할을 주로 한 게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었다”고 했다. 춘추관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주하고 있는 기자실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지금까지 즉석에서 기자들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던 기자회견은 단 네 번 뿐이다. 재임 중 각각 150번씩 기자회견을 했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20회), 김영삼·박근혜 전 대통령(5회)보다도 적다. 이에 대해 유 전 사무총장은 “주로 소통을 못 하게 말리는 일만 하다 보니까 그게 습관이 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금 부당한 보도가 나오면 이 양반(노 전 대통령)이 못 참고 ‘내가 가서 반박을 직접 하겠다’고 하면 그때 주로 말리러 가는 사자가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었다”며 “(기자들이 있는) 춘추관은 안 갈수록 좋다는 인식을 아마 그때 가졌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에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을 임명한 데 대해서는 “소통을 잘하는 분을 기용했다고 하는 것은 뭔가 시그널이 있는 거 아닌가 싶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을 통해 소통에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유 전 사무총장은 신 수석에 대해 “이번 개각 인선에서 처음으로 검찰 출신을 임명했다. 지금 검찰총장하고도 서로 같이 고시 공부도 하고 친분도 꽤 있다고 한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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