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이낙연, MB·朴 사면 공개건의 부적절…의심스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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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뉴시스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에 대해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왜 이 순간 공개적으로 사면을 거론하는지,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20대 총선정책부단장을 지냈던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건의를 해도 결정은 대통령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왜 사면 건의를 공개적으로 하나”라며 “건의를 해도 대통령을 위하는 사람이라면 사적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같은 편이라면 이런 걸 공개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주 최고위원은 “여당 대표이자 차기 대권 유력 후보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건의한 뒤 만약 대통령이 사면 한다면 마치 이낙연씨가 건의해서 된 것처럼 보이게 된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사면을 통해 문 대통령이 얻는 것이 있다면 이낙연씨가 가로채는 꼴이 되고 문 대통령이 잃는 것이 있어도 이 역시 이낙연씨가 일부를 미리 나서서 가져가는 꼴이 된다”고 지적했다.

주 최고위원은 “이낙연씨가 이만한 걸 모를 사람이 아닌데 그렇게 했다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라며 “현정부와 거리를 두고 독자적인 후보로 자리매김을 하겠다는 신호일 수도, 아니면 전두환이 6·29 선언을 노태우로 하여금 발표하게 한 것처럼 청와대와 사전 교감을 거친 후 나온 발언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여당 대표가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적절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보이지도 않고 뭔가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이 대표 처신에 의문을 표했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앞서 이낙연 대표는 전날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 “적절한 시기가 오면 대통령께 직접 건의 드릴 생각”이라며 “국민 통합을 위한 큰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지층의 찬반을 떠나서 건의하려고 한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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