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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이낙연 용서 못해, 잘가라"...사면반대 국민청원 등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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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전격적으로 꺼내든 '이명박·박근혜 사면론'에 친문(친 문재인) 세력 등 여권 지지층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같은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면을 반대하는 글이 올라와 5000명 넘는 동의를 받았다.

앞서 이날 이 대표는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며 "국민 통합을 위한 큰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여권 내부에서도 '새해 국민통합의 취지에서 집권여당 대표로서 충분히 고려할만한 선택지'라는 평가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하지만 친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반발이 쏟아졌다. '당 대표의 무능은 뭐라 안 해도 이번엔 용서할 수 없다' '이낙연을 손절하겠다. 잘 가라' '만약 (이 대표가) 사과해도 지지안한다' 등의 네티즌 반응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전쟁에서 사면·용서란 부역자들 모가지까지 다 자른 다음에, 뭣 모르고 끌려 나온 병졸들한테나 있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뉴스 보며 분이 안 풀리는데 댁한테는 총리 자리가 대통령 자리가 액세서리였냐"며 "앞으로 협치니 통합을 말하는 자, 지지 절대 없을 것이다"라고 주장해 친문 지지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같은 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반대 청원' 글이 올라와 오후 8시 30분 현재 52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사면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행보를 보라"며 "사자 명예훼손죄로 다시 언론에 비친 전 전 대통령 행태에 국민들은 다시 분노했다"며 고(故)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재판을 거론했다.

이어 "이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건의에 대해 언급했다. 대통령 후보만이 아닌 민주당 대표의 지위에 있기에 민주당의 입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국민은 특정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 특정 정당의 집권을 위해서 사면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국민의 민의를 대표해 직위에 오른 것"이라며 "국민이 위임한 역할 수행을 하지 않고 정치적 계산으로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사용한다면, 여당·야당 불문하고 국민의 강렬한 저항을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이 대표의 사면 건의 계획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진 않았지만, 신중한 태도로 공식 반응을 삼갔다. 청와대 한 고위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이 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건의하겠다고 한 만큼 실제로 건의가 이뤄져야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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