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후 확진 80대 변이 코로나 검출…가족 확진자 미용실 다녀와, 변이 여부 촉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영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국내 확진자 2명이 추가로 나왔다. 지금까지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국내 감염자는 총 5명이다.

UAE 경유 20대 여성도 변이 확인 #영국발 변이 감염자 국내 총 5명 #“12월 입국자 유전체 분석 확대해야”

30일 새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중 1명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26일 사후 확진 판정을 받은 80대 남성 A씨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던 A씨는 지난 13일 영국에서 가족들과 함께 입국한 뒤 자가격리를 해왔다. 26일 오전 심정지가 발생해 응급실로 급히 옮겼으나 40분 만에 숨졌다. 사후 전장 유전체 분석(WGS) 결과 A씨는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됐다.

이후 A씨와 함께 살던 가족 3명도 27일 잇따라 확진됐다. 이들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고양시에 따르면 이들 가족은 영국에서도 같이 거주했다. 그렇기 때문에 감염 경로가 같다면 동일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도 있다.

관련기사

특히 3명의 가족 확진자 중 B씨는 지난달 A씨보다 먼저 입국해 자가격리가 해제된 상태였으나 이번에 확진됐다. 고양시가 공개한 동선에 따르면 B씨는 이달 13일 자가용을 이용해 공항으로 가족 마중을 나갔고 이후 14~22일에도 외출 이력이 있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고 접촉자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23일과 26일 일산 병원과 미용실을 방문했고 이때 접촉한 4명이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된 상태다.

먼저 입국해 격리가 해제된 B씨와 이후 입국해 격리에 들어간 가족 3명이 한집에서 생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자가격리의 허점도 드러났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영국 같은 지역에서 들어왔다면 나머지 가족에게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현재 확인된 5명 말고도 지역사회에 더 번져 있을 수 있다”며 “12월 런던 입국자 중 확진자는 변이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크다. 전장 유전체 분석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달 영국에서 입국한 확진자 중 전장 유전체 분석이 이뤄진 것은 단 7건에 불과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변이 바이러스는 이미 타 국가에서 한국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확인된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1명은 영국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경유해 입국한 20대 여성이다.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재 생활치료센터에서 격리 중이다. 김우주 교수는 “전염력이 50%만 빠르다고 해도 100명 나올 환자가 150명 나오는 것과 같다”며 “환자 수가 늘면 이에 비례해 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거리두기 단계도 세게 올려야 하고, 경각심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틀 연속 코로나19 환자는 1000명을 넘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3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50명으로 총 누적 환자는 5만9773명이 됐다.

특히 수도권 임시 선별검사소에서만 이날 107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임시 선별검사소는 지난 14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는데, 여기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현재까지 총 1567명이다. 증상도 없고 환자 접촉 이력도 없는 이들 사이에서 숨은 감염자가 이렇게 쏟아진 것은 지역감염이 상당히 퍼져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에스더·황수연·최모란 기자 etoil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