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 백신, 내주 영국 접종…한국도 승인 심사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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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영국 정부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개발한 백신 후보 물질을 30일(현지시간) 긴급사용 승인했다. 이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은 영국이 처음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한국 정부가 2000만 회분(1000만 명분)을 선구매해 내년 2~3월 도입하기로 한 제품이다.

영국 “아스트라 안전” 긴급 승인 #미국·EU선 내달 중 승인 불투명 #한국 “해외 승인 상관 없이 심사”

로이터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영국 보건부는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권고를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영국 보건부 대변인은 “철저한 임상 시험과 완전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MHRA는 이 백신이 안전성과 질, 효율성 등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다음 달 4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들어갈 계획이다. 맷 행콕 보건장관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억 회분을 선주문한 영국은 내년 3월 말까지 4000만 회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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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가격이 다른 제품의 10분의 1수준이고, 영하 70도에서 보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과 달리 일반 냉장고에서도 보관이 가능하다. 이 백신은 약한 감기 바이러스(아데노바이러스)에 비활성화한 코로나바이러스를 집어넣은 뒤 인체에 투입해 면역반응을 끌어내는 바이러스 매개체 백신이다.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은 바이러스 유전 정보가 담긴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을 이용해 개발한 백신이다.

영국과 달리 미국·유럽연합(EU)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승인이 미뤄지고 있다. 노엘 와티온 유럽의약품청(EMA) 부국장은 29일 브뤼셀타임스 인터뷰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까지 공식 승인 신청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려면 내년 1월 내 승인을 받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아스트라제네카 측에 추가 자료를 요구하며 승인을 미뤘다.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도입은 해외 정부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자체 심사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식품의약안전처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사전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의 신속한 심사를 위해 2개의 허가 전담 심사팀을 운영하고 있다. 백신 개발업체는 품질·비임상·임상 등 자료를 준비하는 대로 식약처에 제출해 허가 신청을 하기 전 사전 검토를 받을 수 있다.

이에스더·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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