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보툴리누스 중독 환자

중앙일보

입력

식중독의 일종으로 호흡 곤란과 근육 무력증이 나타나는 보툴리누스 중독증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다.

국립보건원은 찜질방에서 소시지를 사 먹은 뒤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陳모(40).具모(36)씨 부부와 딸(10) 등 일가족 3명이 보툴리누스 중독증으로 확인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2일 대구광역시의 한 찜질방에서 소시지를 사먹은 뒤 14일부터 호흡 곤란과 근육 무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입원했으며 현재도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원은 혈액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고 具씨의 분변에서만 보툴리누스 중독증의 원인독소가 검출됐지만 이들 가족 3명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음식을 먹은 데다 증상도 똑같아 이들 모두를 보툴리누스 중독증으로 확진했다고 설명했다.

보툴리누스 중독증은 식중독의 일종으로 독소가 생긴 식품을 먹거나 피부상처 등을 통한 감염으로 발생하며 호흡 곤란이나 팔다리 마비, 근육이 풀리는 듯한 무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보건원은 이들이 먹은 소시지의 변질 여부를 밝히기 위해 제품 생산업체의 같은 제품을 모두 수거해 검사를 하고 있다.

권준욱 보건원 방역과장은 "具씨와 딸은 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이들 가족의 증세는 호전된 상태"라면서 "현지 병원을 살펴본 결과 이들 외에 다른 환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원은 보툴리누스 중독증 예방을 위해 음식을 충분히 익혀서 먹고 부패한 것으로 의심되는 캔이나 밀봉된 음식은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음식을 먹은 뒤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보건원은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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