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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의대 커트라인, 서울대 의대보다 높다? 표준점수 비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23일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학생들이 성적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23일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학생들이 성적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내년 1월 7일부터 시작되는 2021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앞두고 입시분석기관들이 대학·학과별 정시 예상 합격선(커트라인)을 잇따라 발표했다. 전국 189개 대학이 전체 모집 정원의 23%인 8만73명을 정시모집으로 선발할 예정이며, 이 중 7만771명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 위주로 뽑는다.

대학을 불문하고 의대(의예과)의 합격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부 입시기관은 연세대 의대의 정시 합격 최저점수가 서울대 의대와 같거나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종로학원에서 열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정시 최종 지원전략 설명회에서 임성호 대표이사가 2021학년도 정시 지원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종로학원에서 열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정시 최종 지원전략 설명회에서 임성호 대표이사가 2021학년도 정시 지원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대성학원은 올해 서울대 의예과에 합격하려면 수능 국어·수학·탐구 3개 영역의 표준점수를 합산해 600점 만점에 412점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전망했다. 반면 연대 의대의 합격선은 417점, 성균관대 의대는 413점으로 예상해 서울대 의대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종로학원의 경우 서울대 의대와 연대 의대 모두 합격선이 412점으로 동일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메가스터디교육은 서울대 의대는 417점, 연대 의대는 415점을 넘어야 합격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연대 의대의 합격선이 서울대 의대와 같거나 높은 이유는 성적을 원점수가 아닌 표준점수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표준점수는 응시생들의 평균 점수와 표준편차를 기반으로 원점수를 가공한 점수다. 전체 수험생 분포 가운데 개인이 획득한 원점수가 어느 위치에 해당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만들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통지표 배부일인 2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해성여자고등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수능 성적표를 나눠주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통지표 배부일인 2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해성여자고등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수능 성적표를 나눠주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보통 자연계열 수험생은 수능 과학탐구(과탐) 영역에서 두 과목을 선택해 치른다. 각 과목은 물리Ⅰ· 물리Ⅱ·화학Ⅰ· 화학Ⅱ 등 난이도에 따라Ⅰ또는 Ⅱ로 나뉘어진다. 서울대에 지원하는 수험생의 경우 최소 한 과목은 과탐Ⅱ를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올해 물리Ⅱ 과목이 예상보다 쉽게 출제되며 만점의 표준점수가 62점, 백분위는 94로 예년보다 낮아졌다. 이와 달리 물리Ⅰ은 예상보다 어렵게 출제돼 만점의 표준점수가 64점, 백분위는 97로 높아졌다. 생명과학Ⅰ과 지구과학Ⅰ의 만점 표준점수도 각각 71점, 72점으로 높아졌다.

입시업체 관계자는 "정시 모집 예상 커트라인은 표준점수를 단순 합산한 것이다. 탐구변환 표준점수와 영역별 반영 비율 비율을 감안해야 한다"며 "연대 의대, 성대 의대 등은 보통 과탐Ⅰ에서 두 과목을 선택해 치른 학생이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단순 표준점수 합이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학년도 수학능력시험에서 전국 1등을 차지한 광주 숭덕고등학교 정유비 학생. 본인제공. 뉴스1

2021학년도 수학능력시험에서 전국 1등을 차지한 광주 숭덕고등학교 정유비 학생. 본인제공. 뉴스1

올해 수능 만점자보다 표준점수가 더 높은 수험생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광주 숭덕고 졸업생인 정유비(20)군은 올해 수능에서 표준점수 419점을 받았다. 정 군은 국어에서 2점짜리 문제 1개를 틀렸지만 수학·경제·사회문화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다. 정 군의 수능 표준점수 총합은 인문계열 수능 만점자의 표준점수보다 4~12점 높다.

이처럼 원점수와 표준점수가 다르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원점수가 아닌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바탕으로 정시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대학별로 수능 점수의 반영 비율과 활용 지표, 영역별 가중치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대학별 환산 점수는 입시분석기관 등의 홈페이지를 통해 산출 가능하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예년보다 수능이 늦어지며 정시 지원 일정도 촉박해진 상황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보통 수시 추가모집 인원을 확인하고 정시 지원대학을 최종 결정하는데 올해는 이 시간이 크게 부족하다"며 "서둘러 정보를 수집하고 정시 지원 전략을 빨리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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