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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로 부룬디 정권 장악…부요야 전 대통령, 코로나로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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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부요야 전 부룬디 대통령. [사진 AU]

피에르 부요야 전 부룬디 대통령. [사진 AU]

중부 아프리카 부룬디의 피에르 부요야 전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했다. 71세.

AFP 통신은 18일(현지시간) 부요야 전 대통령의 친척이 "부요야 전 대통령이 파리에서 지난밤 별세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있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친척은 "고인은 지난주 수요일(9일) 바마코(말리의 수도)에서 병원에 입원해 산소호흡기에 의존해왔다"며 "치료를 위해 항공편으로 전날 저녁 프랑스에 도착한 뒤, 앰뷸런스로 파리 병원에 후송됐을 때 숨졌다"고 밝혔다.

1949년 남부 부룬디 루토부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부요야 전 대통령은 소수파인 투치족 출신이다. 75년 벨기에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고, 87년 38세의 나이에 유혈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다. 내각구성에 투치족과 후투족을 모두 참여시키는 등 종족 갈등 해결에 노력했고, 부룬디 사상 처음으로 다당제를 도입했다.

그는 93년 대선에서 다수파인 후투족 출신 야당후보멜시오르드다다예에게 크게 패해 물러났다. 하지만 드다다예 전 대통령이 취임 4개월 만에 피살되며 부룬디는 수년간 종족 간 내전에 빠진다. 다른 후투족 출신 실베스트르은티반퉁가나가 정권을 잡았다가, 96년 투치족 주도의 군부 쿠데타가 발생해 부요야는 다시 정권을 잡았다.

2003년 5월 후투족 출신 도미티엥은다이제예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했다. 2012년부터 아프리카연합(AU)의 말리·사헬 지역 특사에 올랐지만, 드다다예 암살 혐의로 부룬디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지난 11월 AU 특사직을 사임했다. 그는 암살혐의 재판 결과에 대해 "정치적 판결"이라고 반발해왔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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